14일 오전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은 전날과 다름없이 수십명의 지지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TV중계를 준비하는 방송사측에 고성을 지르거나 큰소리로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다. 전날 오후에는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 회원 200여명이 집결해 확성기로 선언문을 읽는가 하면 일부는 취재진과 경찰에게 욕설을 퍼붓고 행패를 부렸다. 이날 오전까지 총 3명이 폭행 혐의로 연행됐다.
몇일째 계속되는 집회 소음에 주민들은 ‘노이로제’에 걸릴 판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인근 동네에서는 수십건의 소음 신고가 접수됐다.
주민 고모(58) 씨는 “지지자들이 군가를 틀고 소리 지르고 싸우는 소리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어제는 청심환도 먹었다”고 토로했다. “경찰 쪽에서 제발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자가 전날 오후 사저 인근에서 스마트폰 소음측정기 어플로 직접 집회의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10분동안의 평균 소음도는 81㏈로 집시법상 소음 허용기준치인 65㏈을 훌쩍 넘었고 순간 소음도는 100㏈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이러한 경찰이 소음유지 명령 등 조치를 취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대부분의 민심과는 심한 괴리감을 보이는 이들 ‘탄핵무효 지지자’들, 그들의 대부분인 노년층은 왜 지지를 얻기 힘든 이런 집회를 하고 있는 것일까. 이들은 집회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살아온 생애를 인정받고자하는 표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층은 이번 탄핵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세력에 대한 법적 단죄의 의미로 받아들인 반면 60대 이상 고연령층은 근대화에 참여했던 본인의 기억과 감정을 이입했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과거 세대들에 대한 공격이자 부정으로 받아들였던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평생 믿고 지켜온 신념과, 그 대상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들만의 집회’는 그래서 안쓰럽다. 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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