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견제하며 불매운동 -제품에 흠잡히면 막대한 타격 -사드 겹쳐 우리기업 타깃될듯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15일로 다가온 중국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중국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보이지 않는 큰 손’을 휘두를지 주목된다. 유명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드 보복 조치와 겹쳐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이 한국기업을 경고 리스트에 올려놨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매년 3월 15일은 중국 소비자의 날이다. 소비자의 날은 기본적으로 전세계 소비자 조직들이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한 행사를 하며 기념하는 날이지만, 중국에선 매년 외국기업들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거나 불매운동을 진행한다. 특히 중국 관영방송매체인 CCTV가 1991년부터 방영한 강도 높은 기업 고발 프로그램 ‘315완후이(晩會)’는 외국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내보낸다. 해당 방송은 약 2시간동안 진행되며 6개월 가량의 조사를 통해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소비자의 날 완후이 방송으로 인해 상당한 외국 기업의 피해가 있었다. 지난 2011년엔 한국의 금호타이어가 고발 명단에 오른 바 있다. 완후이는 “금호타이어가 생산과정에서 과다한 재활용 고무를 사용했다”며 고발했다. 이후 금호타이어 중국 본부장은 사과해야 했고, 중국 금호타이어는 당시 매출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폭스바겐도 지난 2013년 기어변속기 결함 문제로 완후이 명단에 올랐고, 같은해 애플도 중국 내 AS가 다른 곳보다 열악한 점 등의 사실이 드러나 중국 소비자들의 강력한 항의에 직면해야 했다. 폭스바겐은 38만대에 달하는 리콜을 진행했고, 애플도 초반엔 관련 사실을 부인하다 결국 CEO인 팀 쿡이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문제를 일단락시킨 바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완후이 방송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방송에서 브랜드명을 그대로 노출하기 때문이다. 완후이는 방송에서 고발 대상의 기업명을 그대로 공개한다. 우리나라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브랜드명을 이니셜로 표기하는 등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때문에 완후이 고발 명단에 오르면 매출 급감과 불매운동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의 날이 ‘저승사자’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외부인 입장의 외국 기업들은 반발 한번 못하고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완후이 고발 명단에 오르면 회사 입장에선 즉각 사과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부인하거나 무반응으로 대응하면 더 큰 비난에 직면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과한 내용이 나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 탄탄한 취재와 제보를 통해 제작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