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경정 이후 수출 상품 압류ㆍ훼손ㆍ통관 거부 줄이어 韓-中 간 갈등 증폭 우려로 사업진행 연기도 속출 정부, 對中 수출 모니터링 강화하고 해외시장 다변화 추진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 경북 포항에 위치한 중소 화장품 수출기업 A사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우리 정부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세관이 돌연 자사의 상품을 압류했기 때문이다. 종전까지 수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던 상품이었다. A사는 또 한류 연예인을 동반한 현지 판촉 행사가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취소되면서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
#.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중소 식품수출기업 B사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ㆍ한류 금지령)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사의 상품이 통관 과정에서 거부를 당하거나, 통관에 가까스로 성공하더라도 판매가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는 경우가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다수의 반품 및 폐기량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업이 어려울 지경”이라고 울상 지었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여파가 우리 산업계의 말초신경 격인 중소기업계로 깊숙이 번지고 있다.
9일 중소기업청이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개최한 ‘대(對)중국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에서는 현장의 생생한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 중소기업은 특히 “중국 보호무역 조치의 직접적 피해뿐 아니라, 타국 거래선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도 엄청나다”며 우리 정부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중국과 한국 사이의 마찰이 커지면서 제3 거래 기업이 사업 진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것이 교육용 로봇 중소기업 대표 C 씨의 하소연이다.
이 외에도 현장에서는 “바이어 상담회나 박람회 참여로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했지만,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후속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거나 “중국 정부의 빈번한 법규 및 정책 변경으로 사업 진행이 곤란하다”는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모니터링과 지원 조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기청은 우선 지난 2월부터 운영 중인 ‘보호무역 모니터링 체계’를 ‘중국 대응 테스크포스(TF)’로 격상, 대중국 수출기업을 밀착 관리하고, 전담 인력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중기청은 또 중국 온라인 플랫폼 업체 및 민간기업과 협력해 현지 ‘프리미엄 매장’을 새로 설치하고 수출 중소기업의 전략적 기업대기업(B2B)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아세안ㆍ중동ㆍ중남미ㆍ인도 등 신흥지역으로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개(이란)에 불과했던 ‘기술교류센터’를 올해 베트남, 페루, 멕시코, 태국, 인도 등 8개로 늘릴 계획이다.
주영섭 중기청장은 “지나친 우려보다는 현 상황을 시장 다변화 및 무역장벽 대응역량 강화의 계기로 삼는 차분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민관이 힘을 합쳐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의 파도를 넘고, 뉴노멀시대를 주도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