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중국 진출…7개 점포 ‘초라한 성적표’ - 초기 다점포 확보ㆍ현지화 실패가 패착 - 베트남ㆍ몽골 시장으로 ‘제3의 길’ 찾는다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중국 당국의 ‘한국 기업 때리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통업계가 중국 시장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드 보복 조치 이전부터 만만치 않은 사업장벽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우리나라 대형마트 중 중국에 진출한 최초의 기업이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2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취양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중국 진출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진출 20년 만에 중국 사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27개까지 늘어나던 점포 수가 줄기 시작해 현재 중국 내 이마트 점포수는 7개에 그친다. 이마저도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시먼점 매장은 오는 5월 임대차 만료 시점이 도래해 폐점이 확정됐으며, 올해 안에 또 다른 상하이 지역 점포 1곳도 폐점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와 달리 이마트는 영업정지와 같은 사드 보복 조치를 전혀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폐점하는 이유는 뭘까. 중국에 진출한 대형마트들은 지속적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려왔다. 이마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국 법인 이마트는 지난 2014년 매출 3618억원과 영업적자 440억원을 기록하는 데 이어 지난 2015년엔 매출 2212억원과 영업적자 351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폭을 줄이는 데 실패해왔다. 이처럼 매년 계속되는 ‘적자의 늪’은 이마트 뿐만 아니라 롯데마트, 월마트, 까르푸와 같은 다른 대형마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마트의 사업 실패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사업 초기에 많은 점포를 확보해 접근성을 높이는 다점포 전략을 취해야 한다. 실제 진출 초기 당시 신세계그룹은 “중국 내 1000개의 점포를 낼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트는 중국 시장 진출 초기 적자가 너무 심해 다점포 전략에 실패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점포수는 지난 2010년 27개가 최대였고, 그 이후로 매해 임대기간이 끝난 점포들이 줄줄이 폐점하며 오늘날 7개에 이르렀다.

현지화 실패도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마트는 한국서 통한 고급화 전략을 중국에서 펼쳤지만 이는 중국 현지인들의 쇼핑 패턴과 맞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고기도 직접 만지고 냄새를 맡아보고 사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데 고기들이 죄다 랩에 싸져있고, 고급 포장이 돼 있으니 중국인들의 장 보는 특성과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국에선 통했던 쇼핑 전략을 큰 현지화 과정 없이 중국에 이식하려고 했던 게 패착”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 큰 쓴맛을 본 이마트는 이제 베트남과 몽골로 눈을 돌린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내) 나머지 점포에 대해선 임대기한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철수할 계획은 없지만 중국 사업이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중국 사업에 대해 긍정적이진 않지만 대신 제3의 길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 위기 등으로 대두되는 중국사업의 위험성을 다른 국가로의 진출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마트가 선택한 ‘제3의 길’은 베트남과 몽골 등이다. 이마트 관계자 “지난 2015년 12월 베트남 호치민에 1호 점포 내고 난 후 좋은 사업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인들처럼 교육열이 높고 근면성실해서 코드가 통하는 면이 있다”며 “2호점도 호치민 부근에 설립 부지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몽골 울란바토르에도 1호점을 내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이마트의 해외 사업이 더욱 주목 받고 있는 대목”이라며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