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측 “북한식 탄압ㆍ야쿠자ㆍ깡패들” -당뇨있다며 재판 지연…제지 당하자 고성 -“재판 지연하다 날짜 정해지니 난동에 가까운 막말”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의 잇단 ‘막말’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한다.

[단독]변호사협, ‘막말’ 대통령 대리인단 징계 검토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장에 당선된 김현 변호사는 23일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막말들에 대해 ”유감스럽다. 재판부에 대한 존경과 존중은 사법부에 대한 존중이다”며 “재판부에 함부로 하는 것은 우리(법조인) 스스로를 모욕하는 일로 법조인의 품위를 다 같이 떨어뜨린다”고 했다.

김 당선자는 “소송 전략의 일부라면 비난 가능성이 더 높다. 대한변협에서 조사도 하고 문제가 있으면 적절한 조치 취하는 것도 논의해야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임기가 27일 다음 주 월요일 시작하는데 그때 되면 상임이사회를 긴급소집해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단독]변협, ‘막말’ 대통령 대리인단 징계 검토

김 당선자는 또 변협 회장 출신 김평우 변호사가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한 것과 관련해 “전임 변협회장이지만 대리인은 개인 자격이다”며 “그분의 언동이 변협과 관련있다는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국민께 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 당선자의 임기는 오는 27일부터 시작된다.

앞서 김평우 변호사는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변론과정에서 “북한에서나 하는 정치탄압”이라며 “국회의원들이 무슨 야쿠자들이냐”고 말했다. 또 ‘비선조직을 이용한 국정농단’이라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서는 “비선조직이라는 표현은 깡패들, 첩보조직에서나 쓰는 단어”라며 트집을 잡았다. 김 변호사는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관에 대해 “법관이 아니라 청구인의 수석대리인이다”고 말해 제지를 받았다.

지난 16일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한 김 변호사는 20일 변론기일 때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에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당시 김 변호사는 변론시간을 달라며 “제가 당뇨가 있고 어지럼증이 있어 음식을 먹어야겠는데 그럴 시간을 줄 수 있는지”라고 했다가 제지당하자 “12시에 변론을 꼭 끝내야 한다는 법칙이 있나. 왜 함부로 진행하느냐”며 고성을 질렀다.

[단독]변협, ‘막말’ 대통령 대리인단 징계 검토

김 변호사의 헌재 변론이 외부에 알려지자 중견로펌에 재직 중인 한 변호사는 “같은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단 사실이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변호사는 “변호사들도 연령제한을 둬서 일정 나이 이상이 되면 변호사 자격증을 회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뭐라 할 말이 없더라”고 했다.

이러한 김 변호사의 변론에 법조계에선 계산된 전략이라는 말이 나왔다.

모 법학전문대학원 헌법 교수는 “박 대통령 측에서 그동안 ‘재판지연’ 전술을 펴다가 날짜가 정해지니 ‘대중호소’로 바꾼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퇴정과 감치 등이 가능한데 피청구인 측 전략은 억압받는 모습을 자기네 편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며 “퇴정ㆍ감치를 당하면 그 이상 바라는 모습이 없는 것이다”고 했다.

또 “이분들은 지금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사법 행위가 아니라 정치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대한민국 사법체계와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