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1344조 가계부채 우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동결 결정이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1340조원마저 넘어선 가계부채 증가세를 우려한 데 따른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23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작년 6월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린 기준금리를 8개월째 묶어놓고 있다.
한은의 이번 결정엔 최근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말 정책금리를 0.5∼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단기간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Fed가 22일(현지시간)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많은 FOMC 위원들이 아주 가까운 시일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6월)을 깨고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한은의 금리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대로 보호무역주의를 노골화하며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나설 경우 대미 수출전선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재무부가 4월 내놓을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북한 도발 가능성, 중국 사드 보복 등 경기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악재가 산적해 있다. 미국 금리인상과 한꺼번에 겹치면 국내의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여기에 가계부채 문제도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344조3000억원으로 2015년 말보다 141조2000억 원(11.7%) 늘었다. 부채 총액은 물론 연간 증가액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채질할 수 있고,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상환부담 가중에 소비 제약으로 경기 부양에도 제동이 걸리게 된다. 한은이 최근 2년 간 3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해 약발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폭이 줄어들면서 금통위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대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제고하는 방안 마련에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외 투자은행들은 올해 한은 기준금리가 2∼3차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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