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채 출신의 BU장들…일제히 ‘부회장’ 승진 - 조직 개편에 따른 책임경영 강화하기 위해 - 검찰 조사 중인 허수영 사장은 제외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가문 밖 부회장’들이 또 탄생했다. 지난 22일 진행된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원준(61) 유통BU장과 이재혁(63) 식품BU장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가 샐러리맨 출신의 부회장 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격호 회장 체제 당시 ‘부회장’의 직함은 롯데 가문의 사람이 아니면 가질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신동빈 회장이 취임하면서 고(故) 이인원 부회장에서 시작된 공채 출신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도 두드러졌다. 업계에선 그룹 가문 사람이 아닌 공채 출신의 샐러리맨을 부회장을 전면에 배치한 파격 인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롯데의 파격 인사는 ‘그룹 전체의 개편’과 상관있다. 롯데는 올해 인사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정책본부를 축소하고 BU(Business Unit) 체제를 새로 도입한다. BU는 앞으로 롯데그룹 전반의 개편과 혁신을 이끌어갈 핵심 체제로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으로 묶은 4개 BU 산하에 각각 관련 계열사들의 업무가 편입될 예정이다. 새롭게 구성되는 체제에 맞춰 그에 맞는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 BU장의 부회장 승진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산업 단위의 직종BU에서 계열사를 컨트롤하는 역할과 책임경영하라는 목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이라며 “기존에 없던 조직이 생기다 보니 거기에 맞는 대우와 책임을 부여하기 위한 (부회장으로의) 승진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원준 유통BU장과 이재혁 식품BU장은 각 부문에서 대표이사를 오래 역임하고 ‘선수’로 불리는 만큼 전문성을 지닌 것도 유효했다. 2014년부터 롯데백화점을 이끌어 온 이원준 BU장은 1981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본점장, 상품본부장, 영업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2년 롯데면세점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재혁 BU장은 1978년 입사 후 그룹 내 핵심 요직인 정책본부를 거쳐 지난 2011년부터 6년 간 롯데칠성음료 대표직을 수행해왔다. 소위 ‘신동빈 맥주’인 클라우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기획통’이다.
이로써 상대적으로 가문경영은 옅어질 전망이다. 지배구조를 개선한 것도 계열사 간 책임경영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BU 체제가 힘을 얻으며, 상대적으로 정책본부의 힘은 더이상 없어졌다. 정책본부는 가치경영팀, 재무혁신팀, 커뮤니케이션팀, HR혁신팀 4개 팀으로 구성된 ‘경영혁신실’과 준법경영 및 법무, 감사기능을 수행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축소ㆍ재편된다.
한편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국민 정서도 고려했다. 대표적으로 화학 BU장으로 선임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승진이 누락됐다. 현재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자격으로 특가법위반(조세)을 포함한 제3자뇌물교부, 배임수재, 특경법위반(배임) 등 총 5개 혐의로 검찰 수사중에 있다.
오는 23일엔 마지막으로 호텔 및 기타 BU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해당 인사엔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유력시 되고 있다. 송 사장 역시 앞선 BU장들과 마찬가지로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 송 사장은 1979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2008년 롯데루스로 이적해 상무와 대표직을 수행한 후 부산롯데호텔 대표를 거쳐 지난 2012년부터 호텔롯데 대표직을 역임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