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신설·개성공단 재개 등 숙원사업 ‘대선 아젠다’ 설정 주력 관계 단체·정치권과 교류 확대
부처간 주도권 다툼·대기업 반발 정치권 대북관 차이는 변수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을 전제로 한 ‘벚꽃대선’이 정치권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숙원과제 해결에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여야 대선주자의 공약 수립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 길게는 10년, 짧게는 1년 이상 묵은 숙원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의 숙원은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부 승격 또는 신설 ▷개성공단사업 재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의 법제화 등으로 요약된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관계단체들은 정치권과의 교류를 확대하며 ‘대선아젠다’를 설정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8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기중앙회·개성공단기헙협회·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최근 정치권과의 접촉면을 대대적으로 넓히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24일 신년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혁을 위한 7대 핵심과제’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국회 입법조사처와 ‘개성공단 전면중단 1년, 남북관계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를 열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제한적인 남북경협이 재개돼야 한다”는 게 중앙회의 요지다. 중앙회는 또 7일 국회 산자위 소속 의원들을 초청해 총 11개의 ‘바른시장경제 구축 정책과제’를 건의하기도 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지난 6일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이춘석 남북관계개선특별위원장(민주당), 김경협·이태규 외통위 간사(민주당·국민의당) 등 야권 인사들과 함께 ‘개성공단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중소기업계가 이를 통해 정치권에 관철하려는 제1목표는 중기부의 신설이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기청은 종합적인 정책 수립권과 입법 발의·예산·부처 간 행정조정권이 없어 정책추진에 한계가 있다”며 “중기청의 권한을 늘리는 것이 올해 중기중앙회의 중점사업”이라고 말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이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이런 주장에 찬성의견을 피력했다. 문제는 미래창조과학부(창업), 산업통상자원부(R&D),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수출지원) 등 각기 수행 중인 관련 업무가 원활히 재조정될 수 있느냐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예산 등 규모 유지를 위한 각 부처의 ‘사업챙기기’ 관행이 보편화된 가운데, 중기부 신설 또는 승격은 벌집을 건드리는 일이 될 수 있다”며 “부처간 업무중복과 주도권 다툼을 막아야만 중기부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사업재개 주장 역시 공단폐쇄 1주년(10일)을 앞두고 거세게 분출하고 있다. 남북 관계에 전향적인 야권이 최근 힘을 얻고 있는 만큼, 이들과 긴밀히 공조하면 정부 정책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중소기업계의 계산이다.
실제 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은 2일 세미나에서 “전쟁기간에도 대화는 한다는 말처럼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국회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국민 54.6%가 개성공단 재개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중기중앙회는 생계형 적합업종의 법제화를 통해 시장의 공정성을 확립하는데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대기업 위주의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은 한계에 도달했다. 한국의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시장경제’로 전환해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며 “국회 산자위가 재벌개혁 및 정경유착 근절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금융자원의 대기업에 집중문제 개선 ▷중소기업부 승격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소상공인 현실을 반영한 청탁금지법(일병 김영란법) 개선을 주요 해결과제로 제시했다.
이슬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