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불법사금융에 내몰릴 수도 경착륙 막으려면 탈출구는 열어줘야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금융당국이 가계부채 풍선효과를 잡기 위해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인 상호금융 대출 문까지 조이기로 하면서 곳곳에서 아우성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대출규제를 강화ㆍ확대하는 방향은 맞지만 속도조절 및 차주 맞춤형 대책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괄규제가 계속되면 경제 재침체, 취약계층의 불법사금융 피해 확대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는 “가계부채를 잡아야 하는 점은 공감하지만 돈을 돌게 해줘야 경제가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은 빌릴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너나 할 것이 없이 대출이 힘들어진 상태”라며 “자칫 경제 원동력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가계부채 양의 문제를 따질 때는 지났다”면서 “일괄규제보다 취약계층, 다중채무자 등 맞춤형 가계부채 대책이 더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선별적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박 대표와 달리 비(非)취약계층의 대출은 줄이되, 취약계층의 대출 문은 조금 열어놔야 된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비 취약계층은 대출을 받지 않아도 살수 있지만 취약계층은 대출로 생계를 꾸리기 때문에 대출 문을 닫아버리면 불법사금융으로 몰리거나 거리로 나앉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부채감축 정책이 성공적으로 평가받지만 700만명이 거리로 내몰리면서 막대한 실업급여 부담 등 부작용이 크다“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금리인상과 가계대출 억제로 시작됐다. 규제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경제여건과 맞물려 악조건이 쌓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도 우려했다.

반면, 현재 가계부채 정책이 적정수준이라는 주장도 있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가계부채 문제가 부동산시장보다 시급하고 2금융권 풍선효과는 많이 지적이 된 만큼 규제 수준이 과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규제로 인한 부동산위기론은 시장의 꼬리 정도에 해당하는 신규분양시장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면서 “지표로 보면 대출규제에 의한 부동산 위기는 크지 않다. 상황에 따라 추가 가계부채 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부동산 정책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경제정책의 일부분으로 보는 게 맞고 그런 관점에서 가계부채 관리가 최대 화두인 경제정책의 큰 줄기는 이어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상호금융까지 대출 문에 좁아지면서 저소득층의 내집마련과 중산층의 레버리지 투자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금리인상도 맞물려있는 만큼 과도한 캡 투자 등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