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들의 소통

호르몬은 신체의 성장과 발달, 대사 및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은 이미 말씀드렸는데요. 이런 호르몬들은 여러 가지 과정에서 서로 다른 호르몬들과 하나의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상호연결 작용을 합니다.

예를 들면 고혈당이 되는 것은 성장호르몬, 코티솔, 에피네프린 같은 호르몬이 개별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리고 단계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여 고혈당이라는 결과로 도출되는 것입니다. 단계적으로 작용하는 것의 대표적인 예가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의 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호르몬은 서로 연결되어 상대의 작용을 증강 또는 억제하기도 합니다.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양성 또는 음성 되먹이기 조절이라는 것입니다.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무수한 신체 기능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한편, 한 호르몬은 여러 가지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표적세포에 따라서 다를 수 있고 또한 같은 세포라 해도 수용체에 따라 다양한 작용이 일어나는 거죠! 흔히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만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세포의 성장 증식 식욕에도 관여합니다. 그러니까 생체현상과 호르몬은 일대일 대응은 아닙니다. 호르몬들은 각 장기들의 유형의 무형의 연결을 통해 역할과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호르몬을 분비하는 여러 장기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작용할까요?

호르몬은 대개 역조절 호르몬이라고 해서 반대 작용하는 호르몬을 짝으로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생리학적으로 항상성 즉 호르몬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한 가지 질환에 있어서 다양한 길항작용을 하는 호르몬을 간과하면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호르몬은 양성 또는 음성 되먹이기 조절에 의해 한 개의 호르몬을 치료하다보면 다른 호르몬들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갑상선 호르몬을 주게 되면 갑상선 자극 호르몬은 음성 되먹이기 조절에 의해 줄어듭니다. 또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많이 주게 되면 뇌하수체에서는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이 줄어들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의 축의 억제가 와서 결과적으로 부신의 기능이 저하가 오게 됩니다. 이렇게 외부 자극에서 반응하여 분비된 호르몬은 실제로 인체의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여러 장기에 가서 그 장기의 기능을 조절하게 됩니다.

즉, 여러 자극은 호르몬이라는 화학적 물질의 분비량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는 그 호르몬에 반응하여 기능의 바뀌는데, 좀 복잡하지만 장기는 스스로 호르몬 저항성이라는 것을 호르몬 수용체 수준에서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최근에 개발되는 당뇨병 신약들은 인슐린 분비 촉진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 개선 더 나아가서 식욕호르몬을 줄이는 효과까지 가진 것도 있습니다. 아마도 미래의학에서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가 손상되도 다시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로 대체하는 재생의학적인 줄기세포치료제도 나올겁니다. 물론 그 전이라도 다양한 호르몬 치료의 조합 등으로 질병 예방 및 치료 전략을 발전시켜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