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던 폭탄이 멈춰 섰다. 한진해운이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국내 1위 해운사에서 파산에 이르기까지 ‘흥망성쇠’에 베팅을 걸었던 ‘개미 놀이터’가 순식간에 ‘무덤’으로 뒤바뀌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월등히 높은데다 주식 회전율도 1800%에 육박했던 이 ‘시한폭탄’ 종목은 ‘거래정지’와 함께 역사 뒤안길로 저물게 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법원 회생 절차에 들어간 지난해 한진해운의 평균 주식 회전율은 무려 1760.01%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3만원대 주식이 2011년 1만원대로 떨어지고, ‘동전주’로 추락한 뒤 300원대까지 떨어져 주식회전율이 최대 1800%를 넘기기도 했다. 이른바 ‘단타식’ 투기장으로 전락한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청산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올들어 서도 전날까지 주식회전율이 1046.69%에 달해 1위에 올랐다. 이는 법정관리를 함께 걸었던 동종업계 STX(717.74%), 흥아해운(646.51%)보다도 높은데다, 대표적인 단타 종목으로 꼽히는 문재인 테마주 DSR제강(523.37%)의 두배에 이르는 수치다. 곪은 속이 드러나기 전인 2015년(140.46%)과 비교하면 약 7배가 넘는다. 이 같은 단타 거래의 중심에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있었다.

3일 코스콤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지난해 개인 순매수량은 1542만1607주, 올해 전날까지는 210만7549주로 지난 2011년부터 7년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반면, 이 기간 기관은 지난 2012년(1019만3669주)을 제외하고 6년간 팔았으며, 외국인도 2014년과 2015년을 제외하고 5년간 물량을 쏟아냈다.

기관과 외국인이 돈을 빼는 사이, 개인은 ‘고위험 고수익’에 베팅을 걸었다. 하지만, 수익률은 신통치 못했다. 한진해운은 2012년(5.29%)과 2017년(109.67%)을 제외하고는 2011년(-68.23%), 2013년(-35.90%), 2014년(-21.41%), 2015년(-39.62%), 2016년(-89.90%) 내리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한진해운은 전날 “법원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286조 2항에 의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오전 한진해운은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등을 매각했다는 소식에 24%까지 급등했으나, 파산 소식에 전날보다 17.98% 내린 78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파산 절차 진행에 대한 공시를 요구, 주식 매매를 중단시켰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한진해운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고 이르면 오는 17일 파산 선고를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파산이 확정되면 한진해운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선고일 후 3거래일 동안 매매가 정지되고, 이후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진행한다.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