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 2012년, 우리 돈 수백억 원 대 재산을 소유한 한 중국 부자가 공개구혼을 한다는 소식에 여성 2800여명이 ‘지원’을 해 화제였습니다. 공무원 시험보다 어렵다던 이 경쟁을 두고 사람들은 ‘중국 최대 취집(취직+시집)’이라 불렀죠. 사진 심사ㆍ인터뷰 등 11개 분야에 걸쳐 면접이 진행됐습니다. 심리ㆍ역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면접관들은 참가자의 가정환경과 학력ㆍ직업을 따졌죠. 심지어 스트레스를 이기는 능력ㆍ유혹을 뿌리치는 능력ㆍ생활력ㆍ친화력ㆍ관상까지 봤습니다.
중국 각지를 비롯해 호주ㆍ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온 여성 참가자들은 대부분 학사 이상 고학력자들이었습니다. 평균연령은 28세ㆍ최고령 참가자는 56세 ㆍ최연소 참가자는 19세였죠. 직업도 애널리스트부터 영양사ㆍ요가 강사까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돈이 많은 것은 기본입니다. 수려한 외모에 매력까지 갖춘(?) 미혼 남성ㆍ여성 억만장자를 소개합니다. 이번엔 중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소식이 있습니다. 포브스가 집계한 미국 400대 부자 중 ‘공식적인’ 싱글은 단 70명 뿐입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억만장자 뿐 아니라 이혼ㆍ사별을 한 경우까지 모두 포함해도 말이죠.
얼마 전 할리우드 배우 미란다 커와 약혼을 한 에반 스피겔과 여자친구와 3년 이상 교제한 것으로 알려진 브라이언 체스키는 제외했습니다. 이미 ‘임자’가 정해진 몸들이니까요.
가장 먼저 지난해 6월 아내 앤 보이치키와 별거 2년 만에 ‘돌싱’이 된 세르게이 브린(자산 370억달러ㆍ43)을 소개합니다. 러시아에서 유대인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6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죠. 메릴랜드 대학에서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아버지 덕분에 수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2세의 ‘뛰어난’ 수학재능은 보장이 될 듯합니다.
메릴랜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후 스탠포드대 대학원으로 진학했으나 도중에 ‘운명의 파트너’ 래리 페이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박사과정을 그만두고 1998년 친구의 차고에서 지금의 ‘구글’을 창업하죠. 현재 세르게이 브린 자산만 무려 370억달러에 이릅니다. 스카이다이빙과 롤러하키ㆍ공중 그네 타기 등의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운동을 즐기는 ‘건강한’ 억만장자입니다.
맥주를 좋아하는 여성분들은 주목하세요. 콜롬비아 ‘맥주왕’ 훌리오 마리오 산토 토밍고의 손자, 훌리오 마리오 산토 도밍고 3세입니다. 그는 31세의 나이에 뉴욕 한가운데 400만달러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자산은 23억달러에 달합니다. 그러나 돈만 많은 재벌 3세는 아닌 듯합니다. DJ로 활동할 정도로 외향적인 사람이죠.
이곳 저곳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20억달러 자산을 보유하고도 호텔을 떠돌며 생활하는 억만장자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집 없는 억만장자’라 부르죠. 바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55)입니다. 유명 미술거래상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베르그루엔은 베르그루엔 홀딩스를 세웠습니다.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ㆍ프랑스의 유력 신문인 르몽드 등 50여 곳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뒀죠.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부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베르그루엔은 아마도 한국을 사랑하는 최고의 억만장자 남편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평소 동양사상에 관심이 많고 2015년 10월에는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임명까지 받았기 때문이죠.
그는 한때 할리우드 스타들과 어울리며 ‘셀럽’의 삶을 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시간과 에너지는 제한된 자산이다. 이왕이면 효율적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고 싶다”며 재산 1억 달러를 투자해 베르그루엔 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현재 연구소는 국제 싱크탱크인 21세기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월마트 상속자는 어떠신가요? 두 달전 영국 25세 갑부귀족 상속자가 13조 재산을 물려받기 전까지 ‘세계 최연소 부자’였던 루카스 월튼(31)입니다. 자산이 111억달러나 되죠. 그는 월마트 창업주인 샘 월튼의 손자로 2010년 콜로라도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얼마 전 미란다 커와 약혼한 에반 스피겔은 ‘미혼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제외됐지만, 그와 함께 스냅챗을 창업한 바비 머피(자산 18억달러ㆍ28)는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1년 전송된 사진과 글이 일정시간 안에 삭제되는 기능을 갖춘 스냅챗을 창업했죠. 일종의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는 스냅챗은 미국 1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루에 공유되는 메시지와 사진만 3억 5000만개가 넘습니다.
‘바람둥이’로 유명한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45)도 미혼 억만장자입니다. 작가출신 첫째 부인과 이혼한 후 유명 여배우 탤룰라 라일리(30)사이에서 결혼과 이혼ㆍ재결합을 반복했죠. 최근에는 할리우드 배우 엠버허드(30)와 열애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싱글입니다. 자산은 133억달러에 달합니다.
세계 최대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를 창업한 트래비스 칼라닉(40)도 얼마 전 싱글로 돌아왔습니다. 실리콘 밸리 파티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가비 홀츠워트와 결별했기 때문인데요. 그의 자산은 60억 달러입니다. ‘공유경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우버를 창업해 세계 58개국ㆍ300개 도시로 진출해 100만여명 이상의 운전자를 확보하고 성장시켰습니다.
이제 미혼인 여성 억만장자 두 명을 소개할까 합니다. 따지고 보면 남편과 ‘사별’했지만요.
틀에 박힌 여성상을 거부하는 대범함과 추진력을 갖춘 여성을 좋아하시나요? 지붕 등 건축자재를 공급하는 기업 ABC서플라이를 이끌고 있는 다이엔 헨드릭스(39억달러ㆍ69)를 소개합니다. 헨드릭스는 자수성가한 여성 억만장자 중에서 가장 재산이 많죠. 그는 1982년 남편 켄과 이 회사를 차립니다. 그러나 2007년 남편을 불의의 사고로 잃죠. 슬퍼했지만 좌절하지는 않았습니다. 헨드릭스는 이후 가장 큰 경쟁 업체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훨씬 키웠죠.
7명의 자녀를 키우면서도 일 뿐 아니라 기부활동과 공화당 지원에도 적극적인 헨드릭스. 흔히 남성들의 분야라 불리는 건축자재업에서 여성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여성 미혼 억만장자는 바로 로렌 파월 잡스(52)입니다. 5년 전 사망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부인입니다. 무려 170억달러의 재산으로 IT부문 세계 1위 여성 부호의 자리를 지키고 있죠.
로렌은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했습니다. 잡스와 결혼하기 전에는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에서 투자 전문가로 일했죠. 결혼 후에는 테라베라라는 식품회사를 창업해 독자적인 사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선재단 에머슨 컬렉티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사회개혁과 교육기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