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자금 부족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 지원을 대폭 줄인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프랑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WFP는 가자지구에서 매달 식량을 지원하는 인원을 160만명에서 110만명으로 50만명 줄인다고 밝혔다. 숀 휴즈 WFP 팔레스타인 지부장은 AFP에 “이달부터 우리가 지원하는 인원에서 50만명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휴즈 지부장은 BBC에 이번 감축이 “재정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지원 필요성이 줄어들었거나, 우리가 접근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접근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량 지원 감축은 가족들이 3년째 겪어온 고통을 더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WFP가 매달 나눠주는 밀가루 포대와 식량 배급 상자는 110만명분에서 60만명분으로 줄어든다. 공동 급식소에서 제공되는 식사도 하루 25만끼에서 15만끼로 감소한다.
이스라엘군 통제선인 이른바 ‘옐로라인’ 근처 등 일부 지역에서는 매일 주던 식사를 이틀에 한 번으로 줄인다. WFP는 앞서 지난 7월에도 37만5000명에게 주던 현금 지원액을 40% 깎았다.
WFP는 올해 팔레스타인 사업 예산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밝혔다. WFP는 향후 6개월간 핵심 사업을 유지하려면 약 4억5000만달러(약 5990억원)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다만 가자지구 빵 수요의 3분의 1가량을 대는 제과점 지원과 여성·아동 약 30만명에 대한 영양 지원, 어린이 약 20만명에게 주는 영양 간식은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감축은 가자지구에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뤄진다. WFP에 따르면 가자지구 인구의 약 3분의 2인 140만명이 ‘위기’ 수준 이상의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 주민 210만명 거의 전부가 피란민 신세다.
칼 스카우 WFP 사무총장 대행은 지난 18일 가자지구를 찾은 뒤 현지 상황을 두고 “참혹하다”며 “삶이 멈춰 있다”고 전했다.
식료품 시장에는 물건이 충분히 들어와 있지만 주민 80% 이상이 실업 상태여서 대부분 구호품에 기대 살고 있다.
이스라엘은 1년 전 하마스와 휴전에 합의한 뒤에도 가자지구 물자 반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취사용 가스를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품목으로 규정하면서 피란민 가정 대부분은 음식을 데울 연료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나무 땔감은 비싸 아이들이 거리에서 주워 온 종이 상자나 플라스틱으로 빵을 굽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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