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이스라엘 승객들을 태운 여객기를 추락시키려던 부기장에게 비상용 도끼로 습격당한 아랍에미리트(UAE) 저비용항공사 플라이두바이의 기장이 첫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국적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은 스카이뉴스 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고 말했다.
마차르 기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0일 두바이를 떠나 텔아비브로 가던 FZ1073편이 이륙한 지 2시간쯤 지났을 때 시작됐다.
부기장은 텔아비브에서 돌아오는 항공편을 몰기로 돼 있어 조종실에 함께 있던 비번 조종사에게 기도해야 하니 조종실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마차르 기장은 “컴퓨터로 시간 등을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통수에 아주 강한 일격을 받았다”며 “몇 초 만에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조종석 뒤에 서 있던 부기장은 비상용 도끼로 마차르 기장의 머리를 내리쳤다. 마차르 기장은 “시야가 불과 몇 인치 앞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좁아졌다”고 했다. 그는 머리를 막다가 손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마차르 기장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동료의 이름을 계속 외쳤고, 손 바로 옆에 있던 문 개폐 스위치를 작동시키려 안간힘을 썼다”며 “문을 겨우 열었던 기억이 나지만 문은 다시 닫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온몸에서 피가 쏟아져 내리고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으며, 의식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엔진 소리가 잦아들더니 직후 항공기가 급강하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객기는 30초 만에 1만6000피트(약 4900m)를 급강하했다.
참사를 막은 것은 다른 조종사였다. UAE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번 조종사는 조종실 문이 비정상적으로 열렸다 닫히는 것을 보고 조종실로 들어갔다.
이어 승무원 1명과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부기장을 제압하고 기체를 되찾았다. 여객기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무사히 비상착륙했다.
마차르 기장은 동료 조종사의 대처에 대해 “크게 칭찬받아 마땅한 행동”이라며 “죽을 때까지 이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오만 국적의 29세 부기장이 2001년 미국 9·11 테러에서 영감을 받아 여객기로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 여객터미널에 공격하려 했다고 밝혔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170여 명이 타고 있었다.
마차르 기장은 UAE 일간 더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공격받는 동안 아들과 딸을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에서 회복하면 다시 비행기를 몰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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