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객·캠핑객 60여명 헬기로 긴급 구조
거센 물살에 인도교·숙소 쓸려가…콜로라도강 지형까지 변해
수도관까지 파손돼 31일부터 국립공원 내 숙박 중단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의 대표 관광지인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 단 20분 만에 최대 25㎜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돌발 홍수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약 15명이 실종됐다. 거센 물살에 다리와 숙소가 떠내려가고 상수도 공급까지 끊기면서 국립공원 내 숙박도 중단됐다.
30일 현지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내 브라이트 에인절 크릭과 팬텀 랜치 일대에서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했다.
국립공원 당국은 현재까지 약 15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콜로라도강변의 크리스털래피즈 인근에서는 30일 저녁 46세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현장에 있던 등반객과 캠핑객 60여명은 헬기 등을 이용해 긴급 구조됐다.
당시 경사가 가파른 암석 지대에는 단 20분 만에 0.5~1인치(12.7~25.4㎜)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폭풍우까지 겹치면서 계곡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돌발 홍수로 이어졌다.
당시 하이킹을 하던 데이비드 그레고리는 “계곡물이 흙탕물로 바뀌면서 점점 거세게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며 헬기를 타고 인근 고등학교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야영객 에리카 비올라는 불어난 계곡물에 숙소 건물이 떠내려가는 모습을 목격한 뒤 헬기를 이용해 대피했다.
홍수의 위력은 그랜드캐니언 내부 지형까지 바꿔놓았다. 빠르고 강한 물살로 브라이트 에인절 크릭을 잇는 인도교 대부분이 파괴됐고 콜로라도강 일부 지형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상수도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 물을 공급하는 주 수도관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원 내 산장과 호텔은 31일부터 숙박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당국은 공원 내 주민들에게도 물 사용을 최대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수도관은 노후화로 인해 2023년부터 2억800만달러(약 2860억원)를 투입해 수리와 상수도 시스템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는 내년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랜드캐니언은 연간 약 600만명이 찾는 미국의 대표 국립공원이다. 공원 내 그랜드캐니언 빌리지에는 약 16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추가 비 피해 가능성도 남아 있다. 31일까지 비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국립공원 당국은 추가 대피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브라이트 에인절 캠핑장과 팬텀 랜치, 노스 카이밥 등산로 일부 구간도 폐쇄됐다.
현재까지 이번 홍수로 인한 한국인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