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아마존 킬러’ 제트닷컴 33억달러에 인수 -아마존 출신 제트닷컴 창업주 마크 로어도 전격 영입 -로어, 온라인 전략 강화로 월마트 구세주될지 주목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적과 아군의 경계가 모호한 블록버스터급 ‘유통전쟁’이 시작됐다. 세계 최대 오프라인 ‘유통강자’ 월마트(Walmart)와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Amazon.com)의 정면승부다. 도화선은 월마트가 ‘아마존 킬러’ 제트닷컴(Jet.com)을 인수하면서 촉발됐다.

양쪽 진영의 병력은 월마트 220만명 대(對) 아마존 23만800명. 수적으로 비교도 안될 만큼 열세인 아마존이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유통바람을 타고 연신 최고실적을 갈아치우며 전통강호 월마트를 압박해왔다.

작성중)[슈퍼리치]월마트vs아마존 ‘유통전쟁’ 열쇠 쥔 사나이

그러나 전세(戰勢)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수세에 밀리던 월마트가 절치부심의 칼을 빼들었다. 월마트는 지난 8일 “제트닷컴을 33억달러(3조6316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월마트 54년 역사상 가장 큰 인수금액이고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수가액 중 최대 규모다.

이게 다가 아니다. 아마존 대항마로 제트닷컴 창업주 마크 로어(Marc Loreㆍ45)를 전격 영입했다. 로어는 아마존 임원 출신으로 제트닷컴 매각과 함께 월마트 전자상거래 전략 총괄로 일하게 된다. 아마존의 노하우를 손금보듯 알고 있는 로어가 월마트에 합류함으로써 유통대전의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마트 ‘제트닷컴’ 엔진 달까=제트닷컴은 로어가 2013년 7월 창업한 온라인쇼핑몰 벤처기업이다. 공식 전자상거래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오픈 1년 만에 33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월마트에 팔린 셈이다.

제트닷컴은 오프라인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의 회원제 서비스를 온라인 쇼핑몰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오픈 당시 첫 슬로건도 ‘코스트코를 좋아하십니까? 아니면 아마존을 좋아하십니까?’였다. 코스트코와 아마존의 장점을 모두 담았다는 의미다. 제트닷컴은 초반 연회비 44.99달러 온라인 회원제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지난해 10월 유료 회원제를 폐지하며 고객 수를 크게 늘렸다.

*슈퍼리치팀 배포(토) [슈퍼리치]월마트vs아마존 ‘외나무다리 혈투’ 불붙인 사나이(이슈)

뿐만 아니라 제트닷컴은 고객들이 한꺼번에 많은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해 포장배송 비용을 절감했다.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에서 상품가격을 셔플(shuffleㆍ정리)하는 중개인 역할을 맡으면서 값싼 제품과 빠른 배송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힘입어 제트닷컴은 월가 벤처캐피털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등에서 7억달러(7692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10억달러(1조원)로 우량벤처를 뜻하는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아마존→월마트로 간 ‘제트닷컴’ 창업주=로어는 미국 IT(정보기술) 및 유통업계서 '기린아(슬기와 재주가 남달리 뛰어난 사람)'로 통한다. 벤처를 창업해 매각하기를 반복하며 명성을 쌓았다.

2005~2012년까지 로어는 유아용품 쇼핑몰 ‘다이어퍼스닷컴(Diapers.com)’, 식료품 쇼핑몰 ‘소프닷컴(soap.com)’, 애견용품 쇼핑몰 ‘웨그닷컴(wag.com)’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2010년에는 이들 쇼핑몰의 모기업인 ‘쿼드시(Quidsi)’를 5억5000만달러(6055억원)에 아마존에 매각하고 아마존에 입사해 2년간 일하기도 했다. 이후 2014년 아마존을 나와 퀴드시 동료들과 함께 세운 것이 제트닷컴이다.

로어는 1993년 버크넬 대학을 졸업하고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에서 MBA를 마쳤다. 사회생활 첫발은 금융기관에서 시작했지만 위즈키즈(Wizkids)라는 게임업체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치기도 했다. 이후 ‘더핏(The Pit)’이라는 인터넷 마케팅 관련 업체를 창업했고 2001년 상장업체인 톱스 컴퍼니(Topps Company)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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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유통 ‘베테랑’인 로어가 월마트에 합류함으로써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사업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집중된다. 월마트의 온라인몰인 월마트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137억달러로, 월마트 전체 매출(4821억달러)의 3%에 그쳤다. 이는 아마존 매출 1070억달러의 12% 정도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전자상거래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성장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업계는 월마트가 가구 쇼핑몰 헤이니들(Hayneedle) 등을 보유한 제트닷컴 인수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매장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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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와 아마존 오너들 자산은?=월마트와 아마존 오너의 자산은 올들어 일제히 증가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52) 아마존 창업주 겸 CEO의 자산은 664억달러(73조원ㆍ11일 현재)로 5개월만에 무려 212억달러(23조원) 급증했다. 억만장자 순위도 5위에서 3위로 올라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5억달러 차이로 제쳤다. 베조스의 자산 증가는 그가 소유한 아마존 주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아마존 주가는 주당 771달러 선으로 올해 2월 이후 50%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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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상속자들의 자산도 크게 늘었다. 월마트의 창업주 샘 월튼(Sam Walton)의 장남인 롭 월튼(Rob Waltonㆍ71)의 자산은 355억달러(39조원)를 기록해 5개월 전보다 36억달러(4조원) 증가했다.

25년간 월마트에 몸담았던 롭 월튼은 지난해 6월 월마트 회장직을 사위인 그레고리 펜너(Gregory Penner)에게 물려주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동샘 짐 월튼(Jim Waltonㆍ336억달러)과 함께 이사회 일원으로 남아 있다. 여동생 앨리스 월튼(Alice Waltonㆍ358억달러)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한편 마크 로어 제트닷컴 창업주의 자산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 인터넷매체 셀러브리티넷워스닷컴은 “시장평가액 10억달러의 제트닷컴을 월마트에 33억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볼 때 로어의 자산도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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