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브렉시트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6월 영국 노동당의 여성 하원의원 조 콕스가 피살된 일은 EU 탈퇴파와 잔류파의 극한 대립이 낳은 비극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영국에서 여성 의원이 강간ㆍ살해 등의 협박을 받는 일은 브렉시트와 무관하게 비일비재하며 최근 더욱 늘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7일(현지시간) 여성 의원들이 최근 받은 협박 피해 사례들을 모아 보도했다. 피해는 단순한 욕설 같은 언어폭력은 물론이고, 강간ㆍ살해 협박 등도 있었다. 소개된 사례만 해도 테레사 메이 신임 총리를 비롯해 20여 명에 이른다.
샤롯데 레슬리(이하 지역구. 브리스톤) 보수당 의원은 지난해 시리아 공습 계획에 투표한 뒤 집을 폭탄테러하겠다는 위협을 받았다. 레슬리 의원은 이를 신고해 범인을 잡았다. 캐롤라인 플린트(돈 밸리) 노동당 의원도 시리아 투표 당시 죽은 아이의 사진과 함께 “당신은 손에 피를 묻혔다”는 문구로 협박을 받았다. 클레어 페리(드바이지스) 보수당 의원은 인터넷 포르노를 규제하려 했다가 살해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노골적으로 여성혐오를 드러낸 경우도 많다. 제스 필립스(버밍엄) 노동당 의원은 온라인 성차별주의자의 협박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론칭한 뒤 하룻밤 사이 600건의 강간 협박을 받았다. 또 메이 총리 역시 유튜브를 통해 욕설과 함께 강간 협박을 받았으며, 나탈리 맥개리(글래스고) 전 스코틀랜드 국민당 의원, 폴라 셰리프(듀스베리) 노동당 의원 등도 같은 피해를 입었다. 해리엣 하만(펙햄) 노동당 의원은 자신을 지칭해 “창녀를 죽여라”라는 내용을 담은 유튜브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인종차별에 기반한 협박도 있다. 유대인 지원 활동을 해온 루시아나 버거 노동당 의원은 사흘 동안 혐오 메시지를 2500개 받은 것을 포함해 주기적인 협박에 시달렸으며, 흑인인 다이앤 애봇(해링게이) 노동당 의원은 ‘nigger(흑인을 비하하는 욕설)’라는 욕설과 강간 협박을 받았다. 튤립 새디크(햄프스테드) 노동당 의원과 타스미나 아메드 셰이크(오킬) 스코틀랜드 국민당 의원도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수차례 살해 협박을 받았다.
협박의 수위가 높아지자 의원들은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4월 이후에만 전체 의원의 1/5에 달하는 126명의 하원의원이 잠금장치, 비상경보장치, CCTV 등 보안 조치 강화에 따른 비용을 청구했다. 의회윤리청(Ipsa)은 의원들이 지역구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보안 조치를 강화하려할 때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또 여성 의원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의원에 대한 언어폭력과 협박의 전달 수단이 되는 SNS 기업 쪽에 협박 메시지 전달을 막는 방법을 찾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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