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증세를 둘러싼 논란이 경제정책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 세법개정이 대선의 해인 내년부터 본격 적용된다는 점에서 여야 간 한치 양보없는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재정수지는 지난 2008년 이후 만성적인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다. 향후 복지지출 증가와 성장동력 확충 필요성을 감안할 때 증세에 대해선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일부 공감하고 있다. 다만 ‘어느 세목을 언제, 얼만큼 올리느냐’를 놓고 정부ㆍ여당과 야당간의 입장차가 팽팽하다.
▶韓 조세부담률 OECD 최하위=조세부담률은 경제 규모(명목 국내총생산)에 견준 국민 세부담(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가리킨다. 조세부담률이 18%라는 것은 한 해 동안 국민(법인 포함)이 100만원을 벌었다면 18만원을 세금으로 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17.4% ▷2005년 17.8% ▷2006년 18.6% ▷2007년 19.6% 등으로 올랐다. 반면, 감세 정책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2008~2012년) 때 18.7%까지 떨어졌다. 그 뒤 박근혜 정부(2013~현재) 들어 비과세ㆍ감면 축소 등의 정책이 이어지면서 ▷2013년 17.9% ▷2014년 18.0% ▷2015년 18.5% 등으로 상승세다. 박근혜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증세는 없다’면서 실제로는 국민의 세금 부담을 점차 키우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OECD 평균(26.1%ㆍ2014년 기준)에 비해 8.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세부담이 낮은 만큼 어느 정도는 증세를 할 여력이나 필요성은 있다는 것이 전체적인 여론이다.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국가 채무= ‘2015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ㆍ군인연금의 미래 지급액(연금충당부채)을 포함한 국가결산 총 부채는 1284조8000억 원, 국제 비교가 가능한 공식 국가채무는 590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가결산 총 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빚인 국가채무에 연금충당부채와 공기업의 부채 등을 포함시킨 것이다.
국가 살림살이 결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늘어난 점이다. 관리재정수지란 수입에서 지출을 뺀 뒤 미래를 위해 쌓아놔야 하는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기금의 흑자까지 제외한 금액이다.
지난해 관리대상수지 적자 규모(38조 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43조2000억 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2010년 13조 원으로 줄었던 적자규모는 ▷2012년 17조4000억 원 ▷2013년 21조1000억원 △2014년 29조5000억 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한국의 국가채무가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이다.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의 시행으로 복지지출은 2014년에 사상 최초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2060년에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57.9%까지 증가해 OECD 회원국 중 빚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된다는 게 정부 전망이다. 그나마 지금보다 복지 제도를 늘리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결과다.
▶증세, 국민의 동의가 우선돼야=전문가들은 증세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동의라고 조언했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세를 하려면 재정적으로 얼마나 해야하는지, 왜 해야하는 지가 정해져야한다”면서 “국민들이 어느 수준의 복지에 대한 비용 부담을 할 것 인가의 합의가 먼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필상 서울대 겸임교수는 “복지재원은 늘어나는 반면, 정부는 증세하지 않으려고 보니 재정적자만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국민들의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정부는 국민에게 공평과세를 펼치겠다고 증세에 대해 동의를 먼저 구해야한다”면서 “증세는 소득 및 기업양극화가 심한 상태이니가 누진세율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증세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 있다. 그러나 지금 경기가 워낙 나쁠 때라서 이럴 때 증세정책은 기업도 싫어하고 근로자들도 싫어할 수 밖에 없다”면서 “증세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먼저 이해를 구해야한다. 즉, 워밍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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