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불법 이민 금지’를 대표 구호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이민자 출신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의 과거 ‘불법 취업’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멜라니아는 법을 어긴 일이 없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폴리티코는 최근 뉴욕포스트에 실린 20여년 전 멜라니아의 전신 누드사진 4장이 의혹의 발단이 됐다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1995년 프랑스 사진작가 알레 드 바스빌이 뉴욕에서 촬영한 것이다. 사진을 촬영한 시점이 우선 문제가 됐다. 멜라니아는 1996년 뉴욕에 건너 왔다고 말해 왔기 때문이다.
이민 시점을 차치하더라도 미심쩍은 부분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멜라니아는 자신이 H-1B 취업비자로 입국했다면서 비자 갱신을 위해 정기적으로 모국인 슬로베니아로 돌아갔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H-1B 비자를 취득했다면 이와 같이 정기적으로 귀국할 필요가 없다. 이 비자는 3년짜리로 만기가 되면 6년으로 연장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멜라니아가 비자 갱신을 위해 정기적으로 귀국했다면 B-1 임시 상용비자나 B-2 여행비자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통상 6개월짜리 이 비자로는 미국에서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불법 취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논란이 증폭되자 멜라니아는 성명을 통해 “1996년 나의 이민 신분에 대해 최근 많은 부정확한 보도와 잘못된 정보가 돌고 있다”며 “나는 미국의 이민법을 완전히 준수했으며 그와 반대되는 어떤 의혹도 사실아 아니다”고 말했다. 또 “2006년 7월 나는 자랑스러운 미국의 시민이 됐다”며 “지난 20년간 나는 운 좋게도 위대한 나라에서 살고 일하며 가정을 일굴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으로 관련 의혹이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으면서 불법 이민 반대의 선봉장 트럼프도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경선 레이스 당시 “마약과 성범죄를 들여오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을 막아야 한다며 막말 논란에 불을 붙였다. 불법 이민자들을 강제 추방하겠다고도 밝혔다.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이후에는 테러관련국으로부터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며 무슬림 입국 금지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멜라니아에 대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학력 위조 논란과 함께 최근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문이 2008년 미셸 오바마 연설문 표절 논란을 일으키면서 비판과 조롱이 들끓었다. 멜라니아를 내세우며 여성 유권자 확보 등의 효과를 기대한 트럼프 진영의 바람과는 어긋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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