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어른은 알면 안되는 비밀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아이들만이 알 수 있는 수단으로 메세지를 알리는 것이겠죠.

스페인 아동보호단체가 제작한 광고포스터. 성인의 눈(왼쪽)에서 보면 평범한 내용이지만 아이의 눈(오른쪽)을 보면 학대를 신고하라는 문구가 있다

특히 그것이 아동학대와 같이 어른들에 의해 발생되는 범죄라면, 어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아이들이 신고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부산시는 아동학대 근절 포스터를 공개했는데요. 눈두덩에 멍이 든 어린아이의 얼굴 위에 ‘학대받는 아이는 주변에 있습니다’라는 글자. 글자 아래에는 아동학대 신고전화번호도 보입니다. 일견 평범해보이는 이 포스터의 비밀은 두 얼굴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학대받는 아이는 주변에 있습니다’라는 평범한 메시지가, 눈높이를 낮춘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면 “누구든 널 때리거나 괴롭히면 꼭 전화해”라는 내용으로 바뀝니다.

만약 학대받는 아이가 자신의 부모와 이 내용을 보게된다면, 부모의 눈을 피해 메세지를 볼 수 있는 것이죠.

사실 이처럼 어른 눈에는 보이지 않는, 두 얼굴의 아동학대 광고는 해외에서 먼저 화제가 됐습니다.

부산시가 최근 공개한 아동학대 포스터. 스페인 사례를 본 떠 어른의 시선(왼쪽)과 아이의 시선(오른쪽)의 내용을 다르게 처리했다

지난 2013년 스페인 아동학대방지단체 아나(ANAR)는 키가 170cm 이상의 어른에게는 평범한 소년의 얼굴과 함께 “폭력은 아이들에게 큰 고통이 됩니다”라는 문구만 보이지만, 키가 135cm 이하의 어린이들이 광고를 보면 얼굴에 피멍이 든 소년의 얼굴과 함께 “누군가 너를 아프게 하고 있다면 전화해. 우리가 널 도울게”라는 메시지와 함께 단체의 전화번호가 보이는 광고를 집행했는데요.

이 광고는 사람이 보는 각도에 따라 입체감이나 변환을 주는 렌티큘러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비밀 메세지를 전달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이번 부산시의 광고 역시 스페인 광고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부산시가 제작한 아동학대 근절 포스터는 도시철도 승강장 150곳과 교육청, 시청 등에 부착 됐으며 초등학교 300여 곳에도 부착 예정입니다.

학대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있다면 이 비밀 메세지를 꼭 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