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인간과 닮은 로봇이 속속 등장하면서 로봇과 교감하고 사랑하며 더 나아가 성관계까지 갖는 것이 과연 허용될 수 있는가에 대한 찬반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4일(현지시각)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캐슬린 리처드슨 몽포르대 로봇윤리학 연구원은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웹 서밋 과학기술 컨퍼런스에서 “로봇과의 성관계를 갖는다는 것에 대해 우리 인간이 심각하게 걱정해야 한다”며 섹스로봇 생산을 금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루컴패니언이 제작하고 있는 섹스로봇, 록시
리처드슨 연구원은 “사람이 기계와 성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 사람들 간의 관계에 해를 끼칠 것이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잃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간관계가 단순한 육체적 관계에 불과하다는 관점을 강화해 인류를 공허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물인터넷(IoT) 회사 그린웨이브 시스템의 수석 과학자 짐 헌터도 로봇과의 섹스는 SF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가 규정한 ‘로봇 3원칙’에 위배된다고 꼬집었다. 아시모프의 3원칙 1항은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히거나 위험에 내몰리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헌터는 “해를 입힌다는 것이 물리적, 감정적, 정신적인 것인지 명시되지 않았다”며 로봇과의 성관계가 인간의 감정과 정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암시했다.
하지만 로봇과의 성관계가 국가가 규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넬 왓슨 싱귤래러티대 미래학자는 “우리 시대의 가장 치명적인 질병은 외로움”이라며 “섹스 로봇이 매춘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기계가 우리 안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록시’(Roxxxy)라는 이름의 섹스로봇이 생산되고 있으며 올해 말 대당 7000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록시를 생산하는 트루컴패니언의 최고경영자 더글러스 하인즈는 “록시 같은 섹스로봇이 아내와 여자친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성관계를 갖는 사람이나 배우자를 잃은 사람을 위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단 섹스로봇 생산을 금지해야 한다는 운동이 지난 9월부터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