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레버리지 11일 순매수 1위…파킹형 2위 밀려
일주일 순매수 5위권 코스피·코스닥 레버리지 안착
“미국증시 차익실현 후 일부 국내 저점 매수 합리적”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대통령 탄핵 시계가 빨라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상승 베팅에 나섰다. 계엄령 해제 후 이어진 ‘패닉셀’(공포 투매)이 수그러들고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도 증시 반등 모멘텀이 제한적일거라 보면서도 저점 구간 매수 전략 제안도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많이 사들인 상품은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다. 코스닥1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로 1411억원 순유입됐다. 코스닥 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 150’도 1181억원이 들어오면서 3위에 올랐다.
계엄령 해제 후 줄곧 1위를 차지했던 파킹형 ETF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2위(1311억원)로 밀려났다. ‘RISE CD금리액티브(합성)’도 이날 499억 순유입에 그쳤다. 파킹형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나 한국 무위험 지표금리(KOFR) 등 초단기 채권에 투자하면서 연 3%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통화․수출정책 불확실성과 1%대 저성장 경고에 직면한 국내 증시에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피난처인 파킹형 ETF를 대거 사들였다.
패닉셀은 수그러든 양상이다. 일주일 간 코스피200지수를 2배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2542억원)와 ‘KODEX 코스닥 레버리지’(2109억원)는 각 순유입 3위, 5위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200 선물의 하루 하락률 2배로 추종하는 ‘KOEDX 200선물 인버스2X’에서 586억원이 빠지며 순유출 1위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전날 코스닥을 순매수(1033억원)했지만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다. 종목별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중심으로 투심이 살아났다는 관측이다.
국회에서 탄핵안 가결이 관측되면서 계엄령 사태 일단락에 무게가 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계엄령 사태가 정점에 달하며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했으나, 탄핵 국면으로의 진입과 계엄 사태 수습 과정이 가속화되며 안정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주말동안 탄핵안 표결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영향은 주로 단기적이었고, 중장기적 주가 방향성은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좌우했다”고 했다.
국내 증시는 계엄령 이전 수준으로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12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계엄령 사태 전날 대비 –0.72%, -1.08% 낮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33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1배로 과거 저점 수준(2320~2430포인트)와 유사하다. 밸류에이션이 저점을 형성한 만큼 저가 매수 조언도 제기된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12월 들어 한국 증시에는 조기 대선 가능성과 원화가치 약세라는 변화가 나타나며 상승요인이 조금 더 생겼다”며 “어차피 박스권 범위를 넘어서지는 못하겠지만, 1430원에 달하는 현재 환율에서 미국 증시를 차익실현하고 달러를 환전해 한국 증시로 투자자금의 일부를 옮겨 저점에서 매수하는 것도 합리적인 자산배분 의사결정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주도주 후보군으로 ▷IT하드웨어 ▷바이오시밀러 ▷미디어․엔터 ▷지배구조 관련주를 꼽았다.
이달 외국인 선물 매수와 기관 프로그램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개인은 2조92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3조500억원(프로그램 매수 8694억원 포함),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2조2300억원을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