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U 랭곤 헬스
셰릴 메르카르(왼쪽)가 미국 뉴욕대 랭곤 헬스에서 양쪽 로봇 폐 이식 수술을 마친 뒤 수술 집도의인 스테파니 창 박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NYU 랭곤 헬스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양쪽 폐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뉴욕대(NYU) 랭곤 헬스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이 있는 57세 여성 셰릴 메르카르에게 로봇을 이용한 양쪽 폐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수술은 NYU 랭곤 이식연구소의 폐이식 프로그램 외과 책임자인 스테파니 창 박사에 의해 시행됐다. 앞서 창 박사는 한 달 전께 미국 내 최초로 한쪽 폐 완전 로봇 이식 수술을 시행한 바 있다.

뉴욕주 더치스 카운티의 유니언 베일 소방서에서 자원 봉사 응급 의료 요원으로 일하는 메르카르는 유전적으로 폐 질환이 있었다. 그는 건강이 악화되기 전까지 스쿠버 다이빙 마스터로 전 세계를 여행했고 남편 샤한과 함께 공수도 검은 띠를 획득한 뒤 함께 공수도 도장을 운영했지만 2010년에 만성 폐쇄성 폐질환 진단을 받았고, 2022년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증세가 악화됐다.

창 박사는 트래비스 게라치 박사와 유진 그로시 박사의 도움을 받아 양쪽 폐 이식을 시행했다. 창 박사는 “로봇 시스템을 사용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수술 후 통증을 줄이면서 최상의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창 박사 의료진은 다빈치 Xi 로봇을 사용해 최소 침습 이식을 시행했다. 갈비뼈 사이를 작게 절개한 다음 로봇을 사용해 손상된 폐를 제거하고 교체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메르카르의 건강 상태는 빠르게 회복돼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메르카르는 “오랫동안 이식을 받을 만큼 충분히 아픈 상태가 아니라는 말만 들어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저에게 다시 한번 삶의 기회를 주신 기증자와 그 가족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저에게 희망을 준 의사와 간호사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NYU 그로스만 의대 흉부외과 학과장인 랠프 모스카 박사는 이번 수술에 대해 “전 세계 폐 이식 수술의 분수령이자 환자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