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 1년 5개월여만 외국인 지분율 선두…KT, ‘취득 한도’ 49% 육박

고배당 매력에 내달 밸류업 지수 편입 기대도 “향후 2~3년 성장세 예상”

Financial Loss Data. Businessman With Stock Loss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삼성전자 주가 하락이 외국인 지불율의 지형도 바꿔놓고 있다. 이달 들어 통신업이 전자업을 제치고 외국인 지분율 1위 업종으로 올라섰다. 고배당 매력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기대가 맞물리자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통신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은 42.94%로 전체 21개 업종 중 1위를 기록했다.

전자업이 42.47%로 두 번째로 컸고, 금융업(37.1%), 보험업(36.3%), 운수·장비업(34.35%), 제조업(33.9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종이·목재업이 2.44%로 가장 작았고, 비금속광물업(4.42%), 의료정밀업(9.51%), 섬유·의류업(9.59%), 전기·가스업(13.19%) 등도 하위권에 속했다.

통신업의 약진은 이달부터 두드러졌다. 지난 1일 통신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42.92%로 전자업(42.77%)을 지난해 6월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제쳤다.

이후 두 업종 간 외국인 지분율 격차는 점차 벌어졌고, 20일에는 0.58%포인트, 21일에는 0.47%포인트 차이 났다.

종목별로 보면 KT의 외국인 지분율이 48.96%(21일 기준)로 가장 컸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42.39%, 35.36%를 기록했다.

특히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2%대에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 최근에는 연중 최고 수준은 물론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인 지분 취득 한도인 49%에 육박했다.

KT의 외국인 지분율이 취득 한도 목전인 48.9%를 넘은 것은 지난 2019년 10월 8일(48.91%) 이후 처음이다.

반면 전자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7월 18일 48%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 21일까지 내림세를 보였다.

전자업 중에서도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행렬이 계속된 영향이 크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6%대에서 51%대로 줄었다. 약 4개월인 해당 기간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날은 단 18일뿐이다.

통신업종은 주가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초부터 22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KT가 29.36%,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14.17%, 8.4%를 기록했다.

통상 연말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을 노리고 통신주와 금융주 등 고배당 종목들을 담아왔다.

올해에는 다음 달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통신주가 신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져 매수세가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9월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다음 달 6일까지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편입 여부를 심사하고 결과에 따라 지수에 편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주주 환원 측면에서 호평받았지만, 지난 9월 말 지수 발표 당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아 편입되지 못한 통신주가 이번에는 편입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4일,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5일과 22일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통신사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이 내년도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통신사들의 AI 인프라 매출 증가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 감소 영향으로 통신사들은 향후 2~3년간 양호한 이익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익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