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대중 견제 강도를 높일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2기’가 바이든 정부보다 중국에 유화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거래를 선호하는 트럼프의 외교방식,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새 정부 인사들이 이유로 꼽힌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강경한 반중 인사를 발탁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정부보다 온건한 접근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NYT는 그 이유로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를 꼽았다. 루트닉은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 관세보다는 특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표적 관세를 지지한 인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인 지난 9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루트닉은 “관세는 협상 도구이며 미국산 제품과 경쟁하는 외국 상품에만 부과되어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과 거래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오직 ‘거래’를 선호하는 트럼프의 외교방식도 이유다. 인권문제 등 여러 방면으로 중국과 충돌한 바이든 정부와 달리 무역 부문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1기 집권때보다 중국과 충돌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거래에 더 적극적이고, 중국에 대해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여전히 미국의 최고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이며 많은 미국 기업의 필수 공급자이자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측근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당선인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효율성위원회 수장으로 발탁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중국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테슬라의 경우 전체 전기차의 절반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또한 테슬라 매출의 3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올만큼 머스크 CEO에게 중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머스크가 중국 총리를 포함한 고위 공무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국이 머스크를 비공식 외교채널로 간주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금지했다가 최근 틱톡 투자자에게 거액을 후원받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틱톡을 금지하면 젊은층이 분노할 것”이라고 틱톡 금지법을 언급하고, 선거 유세에서는 “자신에게 투표해야 틱톡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와 유사하게 외교와 경제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안보분야에서는 중국에는 강경한 입장을 지닌 인물들을 발탁하고, 경제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인물을 지명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무장관에는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역시 대중 강경파인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이 지명됐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상승세인 미국 주식 시장을 뒤흔들지 않기 위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보다 온건한 접근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