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유럽연합(EU)의 고위급 외교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공격을 위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해야한다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나는 우크라이나가 화살을 막을 뿐만 아니라 궁수를 맞출 수 있도록 우리가 제공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몇 번이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것(무기 사용 승인)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계속 믿는다”며 “다시 한번 논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회원국들이 이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내부 표적을 공격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게 해달라고 거듭 요청해왔다.
카스파르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도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에 대한 무기 사용을 허용한 것은 북한군 파병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역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타격을 허용하는 것은 “프랑스가 고려하는 하나의 옵션”이라며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또 중동 위기와 관련해서 이날 회원국에 이스라엘과 양자 간 외교적 대화를 중단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제안은 2000년 체결된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에 근거를 둔다.
EU·이스라엘 양자 관계의 법적 기반을 명시한 이 협정의 2조는 양자 간 협력이 ‘인권존중, 민주적 원칙’에 기초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가며 현지 민간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만큼 협정 위반이라는 게 보렐 고위대표의 입장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가자전쟁과 관련,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