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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일하고 월 500만원” 배달기사 수입, 드러난 실체 보니
[바로고 제공]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배달로도 대기업 못지 않은 월급 번다?”

작년 한 해 음식배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배달 라이더 숫자가 급증한 가운데 대기업 근로자 월급 못지 않은 수입을 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는 13일 공개한 ‘2021 바로고 배달 트렌드 리포트’에서 작년 기준 최소 1건 이상 배달을 수행한 바로고 라이더는 총 7만400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의 5만4000명보다 37% 증가한 수치다. 이들 중 한 달에 1건 이상 배달한 ‘활동 라이더’는 약 3만2000명이었다.

바로고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상점이 증가해 많은 배달 수요가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라이더 역시 도전하고 싶은 직업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바로고 리포트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 달에 20일 이상 출근해 600건 이상 배달을 수행한 라이더 중 월 3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 라이더의 26.7%는 월 500만원 이상을 번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 자료를 보면 국내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월급이 529만원이다. 지난해 일부 라이더들은 대기업 근로자 수준의 월급을 손에 쥐었다는 얘기가 된다. 배달 건수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라이더 직업 특성이 한 달 수입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주일에 최소 4일, 10시간 이상 근무한 ‘바로고 풀타임 라이더’는 평균 237일, 하루 평균 8.61시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고 측은 “배달 수요가 크게 늘어난 만큼 바로고 라이더의 수입도 적지 않았다. 바로고 라이더가 하나의 안정적인 직업으로 발돋움했다”고 강조했다.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배달기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라이더로 전업하거나 겸업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경기도 분당에서 바로고 라이더로 일하는 A씨는 “뮤지컬 배우를 하면서 하루 40건을 배달해 매일 15~20만원을 벌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에서 일하는 B씨는 “예전에 24시간 탁송기사하면서 하루 10~12만원 벌었지만 지금은 바로고 라이더로 12시간 배달하며 하루 24만원 정도를 번다”고 했다.

라이더유니온 소속 회원들이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름값 대책 요구 기자회견’에서 관련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그러나 배달업계에서는 지역과 날씨, 계절에 따라 배달 라이더들의 수익도 출렁거려 월 수입의 편차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최근 급등한 유류비와 통신비 부담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이보다 적다는 입장이다.

국내 배달노동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이달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5명의 라이더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2.3%가 주유금액으로 월 31~35만원을, 24.2%는 월 22~31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기름값으로 월 44만원 이상을 쓰는 기사들은 7.3%로 집계됐다.

라이더유니온은 “라이더들은 기름값뿐만 아니라 오토바이값, 유상운송보험료 등도 부담하기 때문에 월 100만원 가량을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며 “배달 비수기인 봄에는 배달주문량과 배달료가 떨어져 타격이 더 크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최근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배달앱 사용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월 14~20일 ‘요기요’ 주간이용자 수는 515만명이었으나 이후 489만명(3월 21~27일)→453만명(3월28일~4월3일)→436만명(4월 4~10일)으로 줄곧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도 1457만명→1391만명, ‘쿠팡이츠’도 287만→263만명으로 줄어들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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