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친환경 전환 거스를 수 없는 기류
태양광이 지배적 발전방식 될 것
ESS 통해 간헐성 단점 보완 가능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절반 이상이 텍사스주에 지어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막대하게 소비하는 데다 빠른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 산업 팽창까지 더해져 전력 부족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독립 전력망을 가진 텍사스의 1위 태양광 발전회사로서 전기를 만들고 이를 저장해 유연하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4’에서 “향후 몇 년 내 신재생 에너지가 가장 많은 전기를 공급하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며 태양광이 새로운 전력 시장의 지배적인 발전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이 회장은 “친환경 이슈가 부상하면서 화석연료 사용이 상당히 줄었고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로 상당히 많은 부분의 에너지가 바뀌고 있다”면서 에너지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기류라고 단언했다.
특히 OCI가 주목하는 태양광에 대해 “2004년 전 세계적으로 발전량이 0.4기가와트(GW)에 불과했지만 올해 예상치 430GW로 20년간 약 1000배 성장했고 10년 전까지만 해도 보조금 없이는 상업성이 안 나왔지만 많은 기술 발전과 원가 절감으로 지금은 원자력보다도 경쟁력 있는 에너지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의 경우 기후 등에 따라 간헐적이라는 단점이 있으나 비용 효율성이나 환경적 지속 가능성, 확장성, 대중 인식이나 규제 등에서 이점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잉여전기를 잘 보관하고 쓸 수 있게 하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통해 간헐성이라는 단점또한 보완할 수 있다고 봤다.
이 회장은 OCI가 태양광 분야 대표 주자로서 과거 소재 제조에서 나아가 에너지 발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태양광 발전 개발 자회사인 OCI에너지의 활동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회장은 “미국은 기본적으로 발전 용량이 모자라는데 더 심각한 것은 송배전 라인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전력선의 절반 이상이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만든 것이라 교체가 필요한데 워낙 제약이 많아 초고압선 100㎞를 연결하는 데 평균 11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텍사스의 경우 전력 공급망이 별도로 있어 다른 주에서 잉여전력을 가져올 수 없는 구조”라며 “삼성전자가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산업 투자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략할 것인가 고민해 왔다”고 덧붙였다. 텍사스는 석유화학, 제조, 암호화폐 채굴, 데이터 센터를 포함한 상당수 에너지 집약 산업의 본거지로 꼽힌다.
OCI는 2011년 현지 전력개발사인 코너스톤을 인수해 OCI에너지를 출범했다. 태양광과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사업개발뿐 아니라 발전소 시공, 인허가, 관리·운영, 금융 조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총 6.0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ESS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 회장은 “미국은 전력 공급의 상당 부분을 태양광 분야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중”이라며 “2024년만 보더라도 약 40기가와트 정도로 원자력 발전소 40개가 매년 세워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설비 투자에 대해 30%의 투자세액공제(ITC)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현지 발전 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봤다. 그는 “텍사스 내 여러 곳에서 사업을 진행하는데 폐광촌이라 기본 ITC에 10%의 가중치를 받는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만드는 배터리를 쓰게 되면 최고 50%까지 투자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2억달러짜리 사업을 하면 그다음 해에 1억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해줘 수익성이 좋다”고 부연했다.
OCI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AI를 이용해 전력 수요를 예측하는 프로그램도 활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예컨대 영국에서는 주말 저녁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를 할 때 순간적으로 전력 수요가 올라간다”면서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해 에너지를 보관하다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또한 우리의 일이고 전력을 얼만큼 사서 어느 정도 가격에 되파는 게 좋은 것인가 분석하는 AI 모델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