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피해자들 35도 땡볕 속 '우산 시위'…“카드사 환불하라”
티몬·위메프 사태가 불거진 뒤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이 불가능해지자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해피머니 상품권 구매 시민들이 환불 및 구제 대책을 촉구하는 '우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티몬의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일요일인 4일에도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들에 환불을 촉구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티몬 피해자 모임' 10여명은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오른 이날 정오께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앞에서 1시간가량 1인 릴레이 '우산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이 건물에 입주한 한국정보통신을 비롯한 PG사와 카드사들에 "즉각 환불하라"고 요구했다.

김모(34)씨는 "한국정보통신으로 결제된 여행상품은 하나도 취소가 되지 않은 상태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가 잘못한 것은 아니지 않나. 카드사와 PG사 간 계약 문제인데 왜 고객이 처리해야 하는지 불만"이라고 말했다.

남편과 북유럽에 갈 예정이었다는 임모(60)씨는 "환갑을 맞이해 아이들이 큰마음 먹고 급여를 모아 해준 것이라 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임씨는 "카드사에 (거래) 취소가 안 되면 납부라도 유예해달라고 했는데 계속 안 된다고 했다"며 "통장에 잔액이 빠져나가지 않게 했더니 며칠 전에는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 카드 거래가 중지된다'고 문자가 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관련 법에도 고객의 이의제기가 있으면 카드사에서 (금액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는데 법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시간 끌기 그만하고 즉각 취소하라' 등이 적힌 우산을 들고 한 명씩 릴레이 시위를 이어갔다. 함께 든 피켓에는 '한국정보통신은 소비자에게 환불하라', '카드사 X PG사 떠넘기기 STOP(중지) 즉각 환불하라!' 등 문구가 적혔다.

이들은 전날 낸 호소문을 통해서도 "피해자들은 티몬이라는 다수의 고객이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결제 수단인 신용카드를 사용해 결제한 것일 뿐"이라며 "수년간 믿고 결제해왔던 카드사가 전자상거래법,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을 깡그리 무시하고 다수의 피해자가 시간을 쪼개가며 넣는 민원에 이렇다 할 답변도 없이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의 승인에 따라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ARS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앞서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에 자율적인 구조조정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법원이 지원하는 제도다.

법원에 따르면 현재 채권자 수는 티몬 4만7천여명, 위메프는 6만3000여명으로 11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