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델라 “극단 이슬람 지도자 추방·시민권 부여 제한 등 법률 추진”

프랑스 극우당 대표, 이슬람 이민사회 겨냥 '문화전쟁' 선언
프랑스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프랑스 조기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극우당의 대표가 이슬람 이민사회에 대한 ‘문화 전쟁’을 방침을 천명했다.

프랑스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이슬람 이민사회를 겨냥한 법률 제정에 나서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바르델라 대표에 따르면 이 법안에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종교지도자 중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는 인물에 대해선 추방령을 내리고, 해당 이슬람 사원도 신속하게 폐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슬람 여성복장인 부르카나 니캅처럼 베일로 여성의 얼굴 등 신체부위를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도 담기게 된다.

바르델라 대표는 “프랑스 사회에서 베일의 사용은 적절하지 않다”며 “법률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서 전쟁이 수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부모를 둔 프랑스 영토 출생자에 대한 시민권 부여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RN의 공약도 문화 전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바르델라 대표는 “지역적 갈등과 기후변화 등으로 엄청난 규모의 이민자가 프랑스에 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토 출생자에게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주는 것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며 “이민에 대한 국가 통제권을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바르델라 대표는 부가가치세 완화와 프랑스 기업에 대한 공공구매 우대 등 유럽연합(EU)이 지향하는 정책 목표와 다른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EU 예산에 대한 프랑스의 분담 규모를 매년 20억유로(약 2조9700억 원)씩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EU와 전쟁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이익을 지키고 싶다”며 “이제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인 바르델라 대표는 RN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총리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RN이 이끄는 우파 연대가 36%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고, 좌파 정당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28.5%, 여당 르네상스의 연대 세력인 앙상블이 21%를 기록했다.

RN이 프랑스 의회 577석 중 289석으로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 상태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은 31.5%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