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대입전형 시행계획 제출 시한 30일
국립대 위주 절반 감축…사립대는 일부 참여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전국 대학들이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정원을 확정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하는 날이 왔다. 대교협이 승인 시에는 추후 변경이 불가능해 사실상 의대 증원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의대 증원분을 배정 받았던 국립대 대부분은 ‘절반 모집’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내년 의대 증원 규모는 1500명 안팎에서 정리될 전망이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에는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학과 개편과 정원 조정 시한에 대해 ‘올해 4월 말까지 신청을 원칙으로 5월 말까지 심의·조정 완료’라고 명시돼 있다. 각 대학들은 의대 증원분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동 사항을 이달 3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교육부는 수험생 혼란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대학에 제출을 서둘러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대교협이 각 대학의 시행계획을 받아 승인하면 오는 5월 31일까지 최종 모집인원이 공고된다. 대교협측은 의대 정원과 관련해 “각 대학들의 구조조정도 해야 해 4월 말로 (제출 기한을) 딱 자르긴 어렵다”고 밝혔다.
대부분 국립대 의대가 당초 증원분의 50% 감축을 확정한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도 최종 의대 모집인원은 최소 1500명대 선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교육부는 국립대를 중심으로 재정 지원 등을 약속하면서 의대 증원분을 대거 배정했다. 그러나 국립대 6곳(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이 교육 부실 우려 및 집단반발 여파 등을 고려해 ‘자율감축’을 건의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조정 범위 역시 커졌다.
국립대 대부분은 증원분의 절반만 우선 내년에 모집하기로 확정했다. 우선 가장 많은 인원을 배정 받았던 충북대가 증원분(151명) 중 76명만 증원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경상국립대는 증원분 124명 중 62명을, 충남대와 경북대도 90명 중 45명만 선발하기로 했다. 제주대도 60명 중 30명을, 강원대는 83명 중 42명으로 각각 내년 증원분을 줄였다. 이밖에 앞서 자율감축 건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전북대도 증원분 58명 중 29명만 모집하기로 했다.
전남대와 부산대까지 합해 지역 국립대 9곳이 모두 ‘절반 모집’에 동참한다면 내년도 총 증원 규모는 1597명이 된다. 여기에 사립대까지 감축에 동참하면 더욱 그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울산대의 경우 증원분(80명)의 75%인 60명만 올해 늘리기로 했다. 다만 대부분 사립대는 당초 증원 규모가 크지 않았던만큼 증원분을 유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가천대(90명), 대구가톨릭대(40명), 계명대(44명), 동아대(51명), 조선대(25명)은 증원분 그대로 모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학별 대입 시행계획 제출로 사실상 의대 증원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집단반발 기류는 계속되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 대부분이 복귀하지 않은 데다, 이들을 교육해야 하는 교수들마저 전공의 공백을 메우다 휴진을 선언한 상태다. 각 대학은 출석 일수 부족으로 인한 의대생 ‘집단유급’이 현실화할 수 있는 시점을 5월 중순께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집단유급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하고 있다. 학기제인 학사운영 방식을 학년제로 개편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학들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개강 학교가 늘고 있긴 하지만 (복귀한 의대생이) 그렇게 많이 늘지는 않았다”면서도 “학사 관련 규정을 변경해서 유급되지 않게 하려고 대학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