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발생한 이른바 '탁구 게이트'에 대해 경질 2개월여 만에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던 중 "한국 문화에선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는데,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 문화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반성하라"고 반박했다.
서 교수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이러한 내용의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 교수 연구실에 따르면 서 교수는 클린스만 전 감독에 대해 "당신은 한국 축구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며 "전술 및 능력이 없는 건 물론, 잦은 외유에 한국에서의 비거주가 말이 되는가"라고 따졌다.
이어 "아시안컵에 관련한 세계 주요 외신의 기사를 한 번 확인해보라"며 "당신을 칭찬하는 기사는 전혀 없다"고 했다.
앞서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방송된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탁구 게이트'를 놓고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 이강인이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 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며 "그걸 마음에 담아둔 나머지 둘이 싸움을 벌였다.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고 했다.
그는 "몇 명이 끼어들어 말리고 나서 헤어졌다"며 '이튿날도 대화했지만 모두 충격을 받아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고, 그 순간 더 이상 함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또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는 없었다"며 "한국 문화에선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그는 감독을 맡는 동안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을 관찰하러 다녔으며 "1년 중 하루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1년은 경험과 배움 면에서 환상적이었다"며 "한국팀이 월드컵 8강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싶었다"고 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몸싸움 이튿날 준결승에서 패했지만 15년 동안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최고의 결과였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허탈한 듯 웃으며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며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 코치 차례였다"고 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한국팀이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한 후 2월16일 경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