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I 순차접수 이후 VDR 개방 앞둬
상세실사 진행 뒤 6월경 본입찰 예정
CSM 가치 인정 ‘랜드마크 딜’ 전망
매각가 3조원 여부 '관심'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大魚)로 손꼽혀온 롯데손해보험 매각 일정에 대한 윤곽이 나왔다. 올 상반기 내 최종 인수자 면면이 드러날 전망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날부터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순차적으로 접수받는다. 이후 이르면 내주부터 가상데이터룸(VDR)이 개방돼 원매자에게 상세실사 기회를 부여한 뒤, 6월경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으로 파악된다. 롯데손해보험 매각주관은 JP모건이 맡고 있다.
매각 형태는 열려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매도자 측은 원매자로부터 LOI를 받아본 이후 향후 입찰 방식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제한적 경쟁입찰이 이뤄질지 혹은 특정 후보에 우선권을 줄지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롯데손해보험 원매자군으로 거론되는 곳은 대부분 중량감 있는 금융지주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보다는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 위주의 매도자 마케팅이 진행되어 온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에서는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및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5대 금융지주가 대부분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바라본다. 이외에 처브그룹, 도쿄해상홀딩스 등 외국 보험사 또한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저울질해 온 분위기다.
처브그룹은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미국계 손해보험그룹사다. 국내에서는 2022년 라이나생명 인수 등을 통해 생보·손보 시장에서 외연을 넓혔다.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서 활발히 영업활동을 이어온 일본계 보험사 도쿄마린 또한 롯데손해보험 원매자로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가 주목된다.
가격 눈높이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여부는 관전 포인트로 남았다. 앞서 일부 국내 원매자는 이번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에 수차례 러브콜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잠재적 원매자 측은 롯데손해보험을 바라보는 매도자와 인수후보자 사이 시각차를 직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시도가 성사될 경우 롯데손해보험 M&A는 국내서 첫 보험계약마진(CSM) 가치를 인정받는 ‘랜드마크 딜’ 사례로 주목받게 될 전망이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을 토대로 회사가 향후 창출할 수 있는 이익 규모를 판단하는 지표로, 신(新)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새롭게 활용되는 수익지표다.
롯데손해보험은 JKL파트너스 인수 이후 장기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 포트폴리오 재구축 작업을 통해 CSM 규모를 늘려왔다. 지난해 연말기준 롯데손해보험의 CSM은 2조3966억원에 달해 지난해 1분기 말(1조6774억원) 대비 증가세가 가파르다. 매도자 희망가는 CSM 규모 등을 감안한 3조원대로 알려졌다.
JKL파트너스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 매각 진행상황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