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세 양조위에 “또 상 받냐” 쓴소리한 69세 감독…“당신이나 은퇴해” 역풍
배우 양조위 [영화 '골든핑거' 스틸컷]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배우 양조위가 61살의 나이로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에 동년배 감독이 젊은 세대를 앞세워 양조위에 ‘수상 거부’를 종용했다가 “당신이나 은퇴하라”는 빈축을 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6일(현지시각)에 따르면, 홍콩 영화감독인 왕정(69)은 14일 양조위가 영화 ‘골드핑거’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다음날 “양조위는 젊은 세대를 위해 물러날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왕정 감독은 “내가 양조위라면 수십 년 전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상을 받지 않겠다고 말한 홍콩의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인 앨런 탐이나 장국영의 행로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조위의 연기력에 대해서도 “‘2046’이나 ‘색계’에서 보여줬던 절제미가 있던 연기가 아니라 과잉 연기였다”고 혹평했다.

61세 양조위에 “또 상 받냐” 쓴소리한 69세 감독…“당신이나 은퇴해” 역풍
왕징 감독. [바이두]

전날 양조위는 해외에서 영화 촬영 중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를 대신해 아내인 배우 유가령이 대리 수상했다.

한국 개봉 중인 영화 ‘골드핑거’는 양조위와 유덕화가 주연을 맡았다. 중국 반환 이전의 홍콩을 배경으로 실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다뤘다. 불법으로 악명높은 기업의 대표 역할을 맡은 양조위를 반부패 수사관 역을 연기한 유덕화가 뒤쫓는 내용이다.

왕정 감독의 양조위 영화제 수상 은퇴 요구 발언은 중국 소셜네트워크 웨이보에서 1억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같은 발언을 놓고 “나이든 배우들이 은퇴를 하면 젊은 세대들에게 기회가 돌아갈간다”, “누군가의 포기로 젊은세대가 받는 것은 옳지 않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받아야 한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왕정 감독은 일부 팬들로부터 “(양조위보다) 나이가 더 많은 당신이 은퇴를 하라”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