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1일 2024년 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 발표
생산자물가지수 전월 대비 0.5% 상승…농림수산품 때문
농산물 8.3% 폭등 “사과 작황 부진 등으로 과일류 올라”
끈질긴 인플레…최저임금, 공공요금 등도 상방압력으로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생산자물가지수가 2개월 연속 올랐다. 상승 폭도 지난해 12월 0.1%에서 0.5%로 확대됐다. 먹거리 물가가 좀처럼 잡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서비스 물가가 상방압력을 받고 있고, 산업용도시가스 등 일부 공공요금도 두 자릿수 오름세를 나타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3% 올랐다. 농림수산품이 오름세를 견인했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3.8% 뛰었다. 특히, 농산물은 8.3% 폭등했다. 수산물과 축산물은 각각 0.2%, -1.3%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유성욱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과일류 상승이 주된 요인”이라며 “작황 부진으로 사과 생산량 부진이 있어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과나 배 가격이 오르면서 대체재인 감귤 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서비스물가도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정보통신및방송서비스(1.6%), 사업지원서비스(1.1%), 부동산서비스(0.2%) 등이 모두 올랐다. 전년동월비로 보면 2.2% 상승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유성욱 팀장은 “서비스업종 물가 상승은 인건비와 전기요금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매년 1월 최저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계절요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음식점 및 숙박 물가 오름세가 더 튈 수 있다. 원재료 격인 농림수산품 물가 상승 효과와 인건비 부담 증대가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월 음식점 및 숙박 생산자물가는 0.1% 상승했다. 전년동월비로 보면 4.2% 증가했다.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 생산자물가는 1.0% 상승했다. 앞서 정부는 유가 상승에도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 왔다. 그러나 이젠 그 상방압력이 작용하는 모양새다. 산업용도시가스 생산자물가는 10.0% 급등했다.
특수분류별로 봐도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단연 높았다. 1월 신선식품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10.0% 폭등했다. 식료품은 1.9% 상승했다. 에너지는 0.7%, 정보통신(IT)는 1.3% 올랐다. 식료품및에너지이외는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1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공급물가지수는 국내에 공급(국내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의 생산단계별로 구분하여 측정한 지수다. 물가변동의 파급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생산단계별로 나눠보면 원재료는 국내출하(1.9%)가 올랐으나 수입(-2.4%)이 내려 전월대비 1.5% 하락했다. 그러나 중간재가 국내출하(0.4%), 수입(1.8%) 상승 여파로 전월대비 0.6% 올랐다. 최종재도 자본재(0.8%), 소비재(1.1%), 서비스(0.6%)가 모두 오르면서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1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0% 상승했다. 총산출물가지수는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다. 수출을 포함하기 때문에 국내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알 수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농림수산품은 국내출하(3.8%)와 수출(3.5%)이 모두 올라 전월대비 3.8% 상승했다. 공산품은 수출(2.8%)과 국내출하(0.1%)가 모두 올라 전월대비 1.1%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