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너무 피곤한데 그냥 잘까? 양치는 꼭!”
바쁜 하루를 보내 몸이 지치고 귀찮더라도 꼬박 꼬박 양치를 해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젊다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치아 손실이 많을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미국 연구진의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국내에서도 매년 치매 환자수가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관련 연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뉴욕 대학교 연구진은 치아 상실과 치매 발생의 연관 관계를 확인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노인 의학 국제 학술지인 JAMDA에 소개됐다.
연구진은 성인 3만4074명을 대상으로 치아 상실과 인지 능력의 상관 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인지 기능이 저하된 4689명도 포함됐다.
연구 결과 연구진은 치아 손실이 많은 성인의 경우, 다른 요인을 배제한 후에도 인지 장애 발병 위험이 1.48배, 치매 진단 위험이 1.28배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치아가 상실될 때마다 치매 발병 위험은 1.1%, 인지 장애 위험은 1.4%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가 없는 성인은 의치가 없는 경우, 의치가 있는 사람에 비해 인지 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도 내놨다.
연구진은 치아 상실이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는 명확한 매커니즘을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치아가 없을 경우 음식 섭취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양 섭취의 변화로 영양 결핍 등이 생길 경우, 뇌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치아 상실의 주요 원인인 ‘잇몸 질환’이 인지 능력 저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 연구진은 치매 환자의 경우 좋은 치아 위생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과 사회·경제적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연구를 담당한 베이 우(Bei Wu) 박사는 “매년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엄청난 수를 보이고 있다”며 “구강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고려할 때, 나쁜 구강 건강과 인지 저하 사이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치매환자 수는 84만명이다. 이는 갈수록 증가해 2025년 108만명, 2030년 137만명, 2050년 303만명 수준의 치매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