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번째 환자 73세 여성으로 밝혀져

치사율 낮다지만 고령층·기저질환자는 취약할수도

신종코로나 첫 70대 확진환자 발생…고령 환자 괜찮을까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중국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해 중국 전용입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2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첫 70대 환자가 발생하면서 환자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70대와 같은 고령 환자는 면역력에 있어 더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25번째 환자로 73세 한국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환자는 중국 방문력이 없었지만 함께 생활하는 아들과 며느리로부터 전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성이 확진판정을 받은 뒤 아들(26번째)과 며느리(27번째)도 확진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4일부터 며느리는 잔기침 등의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들 부부가 감염됐지만 경미한 상태라 모르고 있다가 25번 환자를 감염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후베이성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확진환자가 발생한 중국 광둥성을 방문한 뒤 1월 31일 귀국했다.

25번째 환자는 지난 6일부터 발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로 내원했다. 여기서 실시한 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돼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입원 중이다.

문제는 25번째 환자가 지금까지 확인된 환자 중 가장 고령이라는 점이다. 국내 확진자의 연령대를 보면 20대가 6명, 30대가 5명, 40대가 6명, 50대가 8명이다. 60대 환자는 지난 달 31일 확진판정을 받은 8번째 환자(62세) 뿐이다.

하지만 25번째 환자는 이들보다 연령이 훨씬 높은 편이다. 때문에 현재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환자들보다 건강상태가 염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력은 높지만 치사율은 낮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에게는 다를 수 있다. 이들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해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거나 그로 인해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이번 25번째 환자도 먼저 바이러스에 감염된 건 아들과 며느리였지만 오히려 이들보다 의심증상이 앞서 나타나 먼저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면역력이 더 약한 것 등이 이유였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사망자 중 상당수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에서 발표되고 있는 연구 등에 따르면 고령자, 만성질환자, 폐렴을 앓고 있는 사람일수록 중증으로 가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다고 한다”며 “25번째 환자는 이미 고령자라는 위험 요인을 하나 가지고 있지만 다른 기저질환이 없다면 현재로서는 치료를 잘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무래도 다른 환자에 비해 고령이다 보니 좀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고 보건당국에서도 아직은 환자가 안정적인 상태라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