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링 수급 차질에 차체 올리지 않고 빈 상태로 돌리는 ‘공바디 투입’ 결정
중국 부품업체들 춘제 연휴 연장에 개점휴업 상태…국내 생산량 감축 불가피
현대차 5일부터 휴무 맞춰 공장 가동 중단 전망…노조 “휴무 조건 협의할 것”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기아자동차가 중국산 와이어링 부품 수급 문제로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의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현대차가 5일부터 휴무를 검토 중인 가운데 기아차 내부에서도 5일이 공장 중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아차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의 조립3부가 감산 조치에 돌입했다. 중국산 전선제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 부족에 따른 결정이다.
해당 생산 공정에선 차체를 거치대에 올려 라인을 따라 부품을 조립한다. 하지만 부품이 부족해지면서 차체를 올리지 않고 빈 상태로 라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라인을 정지할 수 없어 생산량 조절 차원으로 공바디를 투입한 것은 맞지만, 감산과는 거리가 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차량 생산 대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56만 여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기아차 화성공장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하비’와 ‘쏘렌토’를 생산한다. 연간 45만대 수준의 광주공장은 소형 SUV ‘셀토스’ 등을 만든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부품업체인 경신, 유라, 티에이치엔으로부터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춘제 연휴가 길어지면서 개점휴업 상태다.
기아차 노조는 4일까지 공장별 부품 수급이 어려운 곳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5일부터 휴무를 검토 중인 현대차와 함께 공장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도 크다. 노조는 이날 늦게라도 사측에 휴무 조건을 두고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 현지업체들이 글로벌 부품 공급 체계에 편입돼 있어 현대차와 함께 기아차의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중국 외 지역에서 부품을 대체 조달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