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ㆍ김현일 기자] 이번엔 ‘그림’이다. 지난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뉴욕 증시에 상장시키며 성공신화를 쓴 마윈(馬雲) 회장이 이번에 직접 그린 그림으로 경매에 나선다.

[슈퍼리치] 이 남자 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마윈, 이번엔 미술품 경매 도전

중국 선전데일리에 따르면, 마 회장이 그린 유화가 올 가을 홍콩에서 열리는 소더비 경매행사에 나온다. 마 회장으로선 화가로 공식 데뷔하는 셈이다.

‘도화원(桃花源ㆍ영문명 파라다이스)’이란 제목이 붙은 그의 작품은 현재 소더비 홈페이지상에서 가격이 19만4000달러(약 2억원)~32만3000달러(약 3억8000만원)으로 매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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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중국 현대미술의 3세대 작가로 분류되는 쩡판즈(曾梵志)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마 회장에겐 첫 번째 유화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이 그려진 이 작품은 지구와 해양, 공기, 물을 보호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하는 마 회장의 바람이 담겨 있다.

[슈퍼리치] 이 남자 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마윈, 이번엔 미술품 경매 도전

마 회장은 2년 전부터 미술을 공부하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3년 알리바바그룹이 처음으로 주관한 자선경매에도 자신의 작품을 내놨는데, 경매결과 242만위안(약 4억5000만원)에 팔렸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에서 이뤄진 당시 경매는 3일간 응찰건수가 900건을 넘길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경매로 얻은 수익은 타오바오와 적십자가 주도하는 자선 프로젝트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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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영어강사에서 대륙 제일의 부호가 된 마 회장은 그만큼 집념의 사업가로 평가되지만 집무실만 벗어나면 자신의 ‘끼’를 감추지 않고 가감없이 발산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그림부터 노래, 분장쇼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과거 사내 행사 때마다 공주 복장을 하거나 록커로 변신해 노래를 열창하기도 했다. 권위는 잠시 내려놓고 몸소 망가진 그의 모습에 그룹 직원들도 열광했다. 게다가 그는 작가 진융(金庸)이 쓴 무협소설 속 지명을 그대로 알리바바그룹 사옥에 적용할 만큼 무협소설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이를 테면 마 회장의 집무실 이름은 ‘사조영웅전’에 등장하는 ‘도화도(桃花島)’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자신의 그림 제목과도 같은데 그만큼 ‘도화’라는 단어에 대한 그의 애착을 엿볼 수 있다. ‘복숭아꽃이 만발한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는 그 뜻처럼 마 회장은 사업 외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뒤늦게 꽃피우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