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요동으로 홍콩 카지노재벌, 멕시코 유통재벌, 워렌 버핏도 재산 급감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전 세계 200대 부호 가운데 하나였던 중국의 통신재벌 왕징(42ㆍ王靖)이 불과 몇 달 사이에 재산의 대부분을 잃고 몰락의 기로에 섰다. 올 들어 휘청거리는 중국 주식시장 덕분이다.

중국 증시가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 6월만 해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서 그의 자산은 102억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는 자산 84%가 사라지고 11억달러만이 남았다.

억만장자지수를 통해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글로벌 400대 부호 가운데 왕징 신웨이信威)공사 회장의 자산 감소폭이 가장 컸고, 최근 원자재 수요 감소와 주가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이반 글라센버그 스위스 글렌코어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이 66%(18억달러) 감소해 2번째로 높았다.

울고싶은 中 왕징, 재산 84% 어디에…

왕징 회장은 신웨이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신웨이의 주가는 57% 하락했다. 남미 운하 운영권을 갖기 위해 투자한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의 성공여부는 그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운하개발 성공여부도 왕 회장에게 달려있다.

HKND는 2013년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로부터 운하사업권을 따냈다. HKND는 500억달러를 투자해 274㎞ 길이의 운하를 건설하고 50년 간 운하 운영권을 갖기로 했다. 왕 회장은 지난해 12월 니카라과에서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사재 5억달러를 출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자금난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운하 건설 프로젝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니카라과 중앙은행장을 역임한 프란시스코 마요르가 미주개발은행(IADB) 이사회 고문은 “아마 왕 회장은 프로젝트를 출범시킬 VC(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과 채권의 건전한 조합으로 나머지 돈들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왕 회장과 글라센버그 CEO 다음으로 재산이 크게 줄어든 이는 홍콩 카지노 재벌 뤼즈허 갤럭시엔터테인먼트 설립자와 멕시코 유통 재벌 리카르도 살리나스 살리나스 그룹 회장이었다. 이들은 각각 자산이 47%씩 감소했다.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이는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 텔멕스텔레콤 회장으로 자산의 20%인 142억달러가 사라졌다.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마저도 자산이 17% 감소해 125억달러의 평가손실을 봤다. 올해 400대 부호들의 자산가치는 모두 4.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