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법정관리 중인 벽산건설의 인수합병(M&A)이 우선협상대상자인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자금 조달 실패로 끝내 무산됐다. M&A 기대로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벽산건설은 완전자본 잠식으로 상장폐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벽산건설은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아키드컨소시엄과 M&A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나 아키드컨소시엄가 인수대금(잔금) 540억원을 최종 납입일인 지난 27일 자정까지 납입하지 않았다”며 “향후 계약의 진행여부는 법원의 허가를 얻는데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카타르 알다파그룹의 계열사가 주축이 돼 만들어진 아키드 컨소시엄은 벽산건설을 600억원에 인수키로 하고 M&A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60억원 가량의 계약금을 납부한 아키드컨소시엄은 인수대금 납부시한인 23일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못했다. 계약 체결 이후 인수주체 논란에 휩싸이면서 인수자금 중 1500만달러(약 160억원)를 빌려주기로 했던 영국계 펀드 셰나바리가 대출 계획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후 아키드컨소시엄은 법원이 한 차례 연기해준 최종 납부시한인 27일 자정까지도 잔금 납부에 실패하면서 벽산건설 M&A는 무산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관계자는 “계약서상 잔금납입을 못하면 M&A 본계약은 해지된다”며 “이미 한차례 시정요구로 연기된 사항이라 추가 연장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4000원대에서 머물던 벽산건설의 주가는 M&A 기대감으로 보름여 만에 2만2350원까지 폭등했다가 이같은 M&A 우려가 불거지면서 이날 3000원대로 폭락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벽산건설 주가 움직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한 바 있다.

벽산건설은 이번 M&A 무산으로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벽산건설의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139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상 완전자본잠식일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내년 3월 말까지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