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의 적나라한 스킨십을 목격한 뒤 주의를 줬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 중인 20대 여성 A씨는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즘 종종 학교 내에서 정도가 심한 스킨십 장면을 목격하는 일이 잦다"며 최근 겪은 일을 털어놨다.
남자반 담임이라는 A씨는 "저희 반 아이가 아무도 없는 반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걸 우연히 봤는데, 창문으로 자세히 보니 공부를 하며 책상 밑으로 여자애가 맨발로 남자아이의 사타구니를 문지르고 있더라"면서 "학교에서 저런 스킨십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라 너무 놀랐고 동시에 아이들이 너무 당당해서 또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 몇 번 더 공부를 하는 거 같은데 보면 서로 다리를 끼우거나 포개고 담요나 옷으로 가려놓고 공부하는 걸 목격했다"며 "남자아이가 엄청 모범생이라 개인적으로는 더 충격이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학생들을 이해해 보려 했지만 학교에서의 스킨십이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해 조용히 둘을 불러 주의를 줬다고 한다.
하지만 A씨의 가르침은 곧 화근이 됐다.
주의를 받은 학생의 부모가 "정교사도 아니면서 과한 처사 아니냐"며 항의하는 전화를 해 왔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우리 애 모범생이고 선생님들도 다 좋아하는데 혹시라도 아이한테 안 좋은 얘기돌면 선생님 어떻게 책임지시려고 하냐"며 "기분이 나쁘지만 이번만 조용히 넘어갈 테니 앞으로 조심해 달라"고 쏘아붙였다.
A씨는 학부모 항의에 "너무 어이가 없었고 허탈했다. 이렇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는 건가 싶었다"며 "앞으로 그럼 저런 행동을 목격해도 모른 척 하라는 건가, 요즘 애들이 잘못을 해도 너무 당당하고 학부모까지 이러니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누리꾼들은 "부모 반응이 너무 어이 없다", "같은 부모로서 부끄럽다 당장 교사한데 찾아가서 정중히 사과드려라", "그냥 냅두시라. 학부모들이랑 잘못 엮이면 머리 아프다", "담임인 동안 아이들 임신하는 일이나 없길 비세요, 임신해도 선생 탓하는 부모들 널렸어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