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매달 수천만원의 유학비 등을 지원받았던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우고 외제차를 훔치고 회사까지 강탈했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2018년 영어강사로 일하던 B씨와 교제를 시작했고, 당시 한 렌터카 사업체를 인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신용문제로 인해 B씨의 명의를 빌렸으며 그를 공동 대표로 올렸다. 인수 비용은 A씨가 전액 부담했다.
그런데 B씨는 2021년 9월 "영어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을 가고 싶다"며 A씨에게 학비와 생활비 지원을 요청했다. 집안 형편상 유학을 가기 어렵다며 도움을 구했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매월 1000~15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B씨가 유학을 떠난 지 5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A씨는 우연히 B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에서 낯선 남성과 촬영한 커플사진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추궁하자 B씨는 별다른 해명 없이 연락을 끊어버렸고, A씨는 배신감을 느껴 금전적 지원을 중단했다.
이후 B씨는 9일 만에 A씨의 사무실에 나타나 낯선 남성들과 중요한 서류들, 인감도장, 억대 외제 차 20여 대 이상을 훔쳐 달아났다. 심지어 B씨는 유학기간 중 자신의 임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훔친 서류로 주주총회를 열어 자신을 대표로 재선임했다. 아울러 A씨를 해임한 것처럼 꾸미고 대표 행세까지 했다. 심지어 A씨 집의 도어락을 훼손하고 무단 침입해 현금 수억원을 갖고 달아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B씨에 대한 대표 재선임 등이 모두 무효라고 판결을 내렸다. 최근 주주총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도 승소해 대표직을 겨우 되찾았다.
A씨는 "B씨가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며 "집에 있던 거액의 현금을 훔쳐 간 것에 대해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신고했고, 검찰에 송치됐지만 진전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 "서류를 위조해 대표에 오르는 것은 빠르게 처리됐는데 다시 바로잡는 일은 너무 오래 걸린다"며 "대표직을 되찾았으니 B씨의 특수 절도, 횡령,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위증 등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