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일본에 분패해 8강 직행에 실패했다.
한국은 3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농구 남자 조별리그 D조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77-83으로 졌다. 이날 이겼더라면 8강에 직행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는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이틀 후인 10월 2일 열리는 8강 진출 결정전에서는 C조 3위를 상대하게 된다. C조 3위는 태국 또는 바레인이 유력하다. 태국이나 바레인에는 이길 가능성이 크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8강에 직행하지 못하면서 우리나라는 8강 진출 결정전을 통과하더라도 중국과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만일 이날 이겨서 8강에 직행했더라면 8강에서 대만이나 카자흐스탄과 만나게 돼 4강까지 가는 길이 훨씬 수월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 일본은 지난달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멤버가 1명도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물론 한국도 오세근(SK), 최준용(KCC) 등이 빠졌지만 사실상 2군으로 나온 일본에는 승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월드컵은 물론 7월 우리나라와 평가전에 나왔던 선수도 모두 빠졌고, 이번 대회 지휘봉은 국가대표 코치인 코리 게인스가 대신 잡았다. 여기에 이번 대회 주전 센터인 히라이와 겐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악재까지 겹친 '일본 2군'에 경기 내내 한 번도 앞서지 못하고 패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경기 시작과 함께 0-13으로 끌려갔고, 전반에만 3점슛 11개를 얻어맞았다. 전반을 37-43으로 뒤진 가운데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다시 3점과 2점 야투를 연달아 내주며 37-48로 밀리는 등 줄곧 끌려다녔다.
경기 종료 3분 55초를 남기고 이승현(KCC)의 자유투로 66-71까지 추격하며 마지막 희망을 노리는 듯했으나 이어진 수비에서 일본 사이토 다쿠미에게 3점포를 내주고 다시 8점 차로 벌어졌다. 한국은 허훈(상무)이 3점슛 6개를 포함해 24점을 넣으며 분전했으나 일본에 고비마다 3점슛을 17개나 허용한 끝에 패배를 떠안았다.
추일승 대표팀 감독은 "조 1위가 걸려 있어 중요한 경기였는데,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내준 것이 어려운 경기가 됐다"며 "상대 수비가 우리 공격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경기 끝까지 끌려다녔다"고 패인을 짚었다.
일본 게인스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은 여러 선수를 실험해보는 성격으로 준비했다"며 "한국과는 7월 두 차례 평가전을 해본 것이 전력 파악에 도움이 됐고, 선수들이 오늘 우리의 경기 계획을 거의 완벽히 수행해줬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