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아들은 무죄’ 주장하며 단식투쟁
스페인 지역 축구협회장들 ‘사퇴촉구’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월드컵 우승 시상식에서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선수에게 강제키스를 해던 스페인 축구협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가 검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스페인 여성단체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편, 루비알레스의 모친은 아들의 무죄를 주장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는 등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최고 형사 법원의 검찰은 이날 루비알레스의 행동이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성명에서 “국립법원의 검사가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이번 사안의 사실관계들을 조사하기 위해 예비 조사를 개시했다”며 강제 입맞춤을 당한 헤니페르 에르모소 선수에게 소송을 제기할 기회를 제공할 것임을 시사했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은 지난 20일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에르모소의 얼굴을 붙잡고 키스했다. 일반적인 축하인사로 보기엔 부적절해보였다.
결국 에르모소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에르모소가 속한 노동조합인 풋프로 역시 회장의 행위가 '기습 입맞춤'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받은 행동이었다며 사과했지만, 오히려 여론은 더욱 악화해 사퇴 압박이 이어졌고 국제축구연맹(FIFA)도 26일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90일 직무 정지를 내리며 추가 조사에 들어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사퇴 대신 법적조치로 맞섰다.
그의 모친인 앙헬레스 베하르는 아들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한 교회 안에서 단식 투쟁에 나섰다.
스페인 지역 축구협회 회장들은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역협회 회장단은 이날 회의를 연 뒤 스페인축구협회 명의로 성명을 내고 “최근의 사건과 스페인 축구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손상한 행위와 관련해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즉시 회장직에서 사임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페드로 로차 임시회장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면서 “스페인 축구 행정의 새로운 단계를 위해 협회는 전략적 위치에서 근본적인 조직 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비알레스 사태 일지
▶8월 20일=월드컵 시상식에서 강제키스 발생. 에르모소 라이브 스트림 중에 “키스 즐거워하지 않았다”고 밝혀
▶8월 21일= 루비알레스 회장 가계 비난에 “불쾌한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
▶8월 24일=FIFA, 징계 절차 검토
▶8월 25일=루비알레스 “사임하지 않을 것이며, 키스는 합의적이었다’
스페인 정부 ‘루비알레스 업무정지위해 법적 절차 시작한다’, 스페인 스포츠부 장관 ‘이것이 스페인 축구의 미투 순간이 될 것’
에르모소 인스타그램에 ‘한 번도 그의 키스가 합의된 적이 없었다’ 밝혀
월드컵 출전 스페인대표 23명 비롯 81명의 스페인 선수들 '대표팀서 뛰지 않겠다' 발표.
▶8월 26일=스페인축구연맹은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조치 취할 것’.
FIFA, 징계 절차 결과가 나올 때까지 루비알레스 업무 자격 잠정 중단 발표.
호르헤 빌다 스페인여자축구대표팀 감독 및 코칭 스태프 전원 사임.
▶8월 27일=연맹 성폭력 프로토콜 대표 ‘사건에 대한 내부 조사가 진행 중’
▶8월 28일=루비알레스 모친, 그의 고향인 모트릴에 있는 교회에서 단식투쟁 시작
스페인 검찰, 성폭행 범죄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예비 조사 시작.
(BBC 참고, 현지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