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상임전국위·전국위 조직적 ‘보이콧’ 김태흠 “절 싫으면 중 떠나라” 부채질 정진석 원내대표 당 수습책 두고 고심 與 전대 연기·원 구성 등 난항 예상
여당인 새누리당이 사실상 ‘친박당’(親박근혜)과 ‘비박당’(非박근혜)당으로 쪼개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친ㆍ비박간 계파갈등에서 조정 기능을 상실함으로써 새누리당이 분당(分黨)과 자멸의 위기에 빠졌다. 이에 따라 18일로 임기 시작을 불과 열이틀 남긴 20대 국회에서 여야 ‘협치’가 시작도 못하고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17일 친박계의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참석 거부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추인과 혁신위원회 당쇄신 권한 보장을 위한 당헌 개정을 안건으로 했던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줄줄이 무산됐다.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는 사퇴했다. 총선 전의 ‘공천파동’에 이은 최악의 계파대립 사태다. 이를 두고 ‘분당’ 밖에는 출구도 퇴로도 없다는 얘기가 이어졌다. 당장 친박계에서는 비박계를 향해 “나갈테면 나가라” “차라리 나가는 것이 좋다”는 태세다. ‘분당’이나 ‘탈당’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떠올랐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당이)리모델링 하는 과정 속에서 도저히 생각이 다른 사람이면 그런(분당)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며 “스님이 절이 싫으면 떠난다는 말 있는데 정당이라는 건 잠시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념과 목표가 같은 사람끼리 해야 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를 흔들어 대고 당을 혼란스럽게 하는 인사들이 앞장 선다는 것은 당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친박계에선 전날 전국위 무산에 대해 “오히려 잘됐다” “비박계가 나가주면 좋겠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나왔다. 혁신위원장 내정자 자리에서 사퇴한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전날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면부정을 하지 않고 “아직은”이라고 했다.
사실상 분당 사태까지 왔지만 당수습책도 마땅치 않다. 정 원내대표는 18일 광주행 KTX 열차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심하겠다”고만 했다.
당 안 팎에선 일단 정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온다. 비대위원장은 물론이고 원내대표직까지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비박 중심의 비대위원에 친박을 추가하는 방식이나 아예 혁신위원장도 외부에서 영입하는 봉합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어느 하나도 친박ㆍ비박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게 딜레마다. 비박계는 전국위 무산 후 논의를 갖고 당선자총회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공고 후 3일 후라는 규정이 있어 당장 수습책이 되기도 어렵다. 7월말~8월초로 목표했던 전당대회도 연기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당이 최악의 혼돈으로 빠지면서 야당과의 원구성 협상이나 입법 의제 논의도 힘을 받기 어렵게 됐다. 당장 ‘임을 위한 행진곡’ 논의에서도 정 원내대표와 비대위 간에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었다. 친ㆍ비박이 화해불가능한 대립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당론 조율은 물론이고 당ㆍ청협의도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식물여당’이 20대 국회를 또다시 식물국회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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