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계파 갈등 봉합 향한 바람으로도 읽혀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지난 17일 친박(親박근혜)계의 상임전국위원회ㆍ전국위원회 ‘보이콧’으로 정치적 내상을 입고 침묵 모드에 들어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약 30시간 만에 속내를 드러냈다. 말이 아닌 글로다. 비록 당내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표현은 아니지만, 그의 한 마디는 현재의 심경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18일 오전 광주 5ㆍ18 기념식장을 찾은 정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화해와 용서, 그날이 올 때까지…”라는 문구를 직접 적어 넣었다.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거부, 호남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국민 통합의 소망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의 한 마디는 동시에 현재 그가 당내에서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한 독백으로도 읽혔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잇달아 열고 자신이 주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장 인선을 추인받으려 했다. 그러나 당일 전국위는 친박계 다수가 불참한 가운데 개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파행했다. 비대위와 혁신위원장에 비박(非박근혜)계만 다수 포함되고 친박계는 배제됐다는 것이 친박계의 전국위 ‘보이콧’ 이유다.
“(내 혁신안이) 당 재창조와 정권 재창출의 출발선이 될 것”이라던 정 원내대표의 일성과 달리, 당이 ‘분당’까지 거론되는 초유의 내홍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 원내대표는 즉시 국회를 떠나 입을 열지 않아 왔다. 그는 이날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도 눈을 감은채 “이제부터 고심하겠다”며 현안에 대한 대답을 피했다.
결국 그가 말한 ‘화해와 용서’라는 소망은 호남 민심을 향한 것일 뿐 아니라,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진 당내 계파를 향한 바람이라는 분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념식을 마친 후 정오께 다시 기차에 탑승 서울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전국위 무산 당시 일부 의원들이 주장했던 당선자 총회 소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