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ㆍ이은지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1일 4ㆍ13총선 지지유세차 호남을 방문한 길에 조부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과의 인연을 부각시키며 미묘한 행보를 보였다.

김 대표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닷새만에 다시 1박2일 일정으로 전북과 광주를 찾아 지지유세를 펼치는 과정에서 순창 복흥면에 있는 김병로 선생의 생가를 방문했다.

이에 앞서 전주에서는 애초 예정에 없던 김병로 선생의 동상이 있는 덕진공원을 들르기도 했다.

김 대표는 김병로 선생의 동상 앞에서 설명을 들은 뒤, “조부가 가인(街人)이라는 호를 왜 썼느냐하면 당시 나라를 잃어버려 거리에 나앉았다고 해서 썼다”며 “그런데 해방 이후에도 남북이 나뉘니 또 ‘거리인’이라 해서 호를 유지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의 덕진공원 방문은 전주병에 출마한 김성주 의원이 “전주까지 오셨으니 보고가시라”고 해 일정이 추가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김병로 선생의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가인 선생이 야권분열 상태를 보고 뭐라 하겠느냐’는 질문에 “답답하다고 하시겠지”라고 답변했다.

이어 “1963년 허정 씨하고 윤보선 씨하고 꼭 둘이 대통령 나가야겠다고 해서 단일야당도 안되고 후보단일화도 안됐다”며 “지금 민주당(더민주)이 깨진 원인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회고했다.

또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은 사람이 거기에서는 안될 것 같으니깐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특히 “당시 허정 후보가 출마해 일주일을 보니 도저히 자기는 안 되겠다고 해 스스로 사퇴했다”면서 “요즘은 세상이 달라져 그 정도로 정치인이 합리적이지 못한 것 같다”며 지지부진한 야권 후보단일화가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국민의당에게 책임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그분들은 나이도 많이 드시고 정치를 많이 해보셨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나왔는데, 지금은 다 조금씩 환상에 젖어있다”면서 “높은 지지율이 눈에 아른거리니깐, 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깐 제대로 결합이 안된다”고 안 대표와 국민의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정치권 일각에선 선거유세기간 김병로 선생의 생가와 동상을 찾은 김 대표에게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김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할아버지 동상이 어떻게 생겼나 보기위해 간 것이고, 광주 가는 길에 순창을 들리니까 생가도 가려한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지지유세를 펼치는 동안 곳곳에선 김 대표를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선생의 손자’라고 소개하는 등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더 이상 ‘킹메이커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김 대표는 한 대학 강연에서 미국 대선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이름을 반복 거명해 대권도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은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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