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장래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키맨’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기존 한미 고위급 정상들이 다루지 않았던 주한미군 철수, 한국의 핵무장 용인 등 메가톤급 안보 이슈를 들고 나오고 있다. 만에 하나 그가 당선된다면 한반도의 안보지형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미국 민주당의 유력주자 힐러리 클린턴에 뒤지고 있지만, 트럼프가 미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본선에서 맞승부를 벌일 경우 결과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한미동맹은 혁명적인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이고, 설사 낙선한다 해도 기본적으로 양당 체제인 미국에서 공화당 대선주자의 유산이 일정 부분 계승돼 점차 미 외교 방향이 트럼프가 주창한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미 당국은 아직 ‘트럼프 변수’에 대해 크게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지 않고, 어차피 미 대선이 끝나봐야 본격적인 담론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굳이 앞서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 “한미동맹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머물렀다.

미국 국무부 역시 28일(현지시간)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대선 경선 후보가 내놓는 발언에 대응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한국과 일본을 방어한다는 진정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비핵화의 관점에서 한반도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우리의 시각에 바뀐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대통령이 바뀔 경우, 새 대통령 의중에 따라 수정될 수밖에 없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들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기쁘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 등 한국 방위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고, 이를 수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이런 일(주한미군 주둔)에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잃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며 “(한국과 일본은) 분담금을 인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만 만약 아니라면 나는 정말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에 대해 “매우 부유하고 위대한 산업국가”라면서 “우리는 (주한미군 등 안보 문제에서) 하는 만큼 공평하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군이 주둔하지 않을 경우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 핵무장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어떤 시점이 되면 논의해야만 하는 문제”라며 “우리는 더 이상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할 수 없으며 지금은 핵의 세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핵안보정상회의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이 회의에서 기본적으로 동북아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핵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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