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창구 예대마진 ‘역대 최저’ISA유치경쟁에 면제 혜택증가중도상환수수료 인하 등 타격
수익창구 예대마진 ‘역대 최저’ ISA유치경쟁에 면제 혜택증가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등 타격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로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수수료 인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씨티은행이 수수료 인상의 포문을 연데 이어 올해 초 신한은행이 송금수수료 일부를 인상하면서 KB국민과 KEB하나 등 다른은행들도 수수료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 금리와 수수료 산정 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이후 은행들의 수수료 정상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수료 인상은 하되 단계적인 인상을 통해 서민경제에 타격을 줄이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줄줄이 수수료 인상= 가장 앞선 곳은 한국씨티은행이다. 씨티는 지난해 11월 창구에서 타행으로 10만원 이하 금액 송금 시 1000원의 수수료를 받기로 하면서 은행권 수수료 인상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수수료 인상은 단계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국제현금카드의 영업점 방문 및 사전신청시 수수료를 5만원으로 인상한데 이어 지난 7일에는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고객에게도 2만 5000원의 발급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일부 상품의 ATM출금과 인터넷뱅킹ㆍ폰뱅킹을 통한 수수료 면제혜택도 없앴다.
국내은행도 동참했다. 국내은행의 맏형격인 신한은행이 지난달부터 영업점 창구에서 100만원 이하 금액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때 부과하는 수수료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다. ATM에서 은행영업시간내 10만원 초과 금액을 송금할 때 수수료도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됐다.
부산은행은 앞서 1월 4일부터 수입신용장 개설 수수료 등 기업금융 수수료를 올렸다.
수수료 인상에 나서는 은행은 늘어날 전망이다. 대다수 은행들은 지난해 수수료 원가분석을 통해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수수료 인상에 무게를 두고 적용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수수료자율화 방침을 선언한 것도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왜 올리나= 은행들이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도 수수료 인상에 나서는 이유는 있다. 저금리(기준금리 1.5%) 장기화로 본래 주된 수익창구였던 예대마진이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예대금리차가 1.97%포인트까지 떨어지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1.58%로 역대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기준금리가 ‘제로’(0)에 가까운 미국(2.9~3.2%)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저금리 기조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금리가 높아 짭짤한 수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도 최근 정부의 심사강화 대책으로 된서리를 맞은 상태다.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영향도 컸다.
계좌이동제, ISA고객 유치경쟁으로 각종 수수료 면제혜택이 늘어난 것도 은행들의 수익에는 타격이 됐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비이자수익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비이자수익의 대표주자가 수수료다.
은행 수수료는 ▷송금수수료 및 ATM인출 등 대고객 부문 ▷방카슈랑스나 수익증권판매 등으로 얻는 업무대행 부문 ▷외환수입,대출금조기상환,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기타업무관련 부문으로 나뉜다.
기타업무관련 수수료 비중이 70%이상 차지하고 업무대행수수료가 20%, 대고객수수료가 10% 비중이다.
국내에서는 은행 서비스는 ‘공짜’라는 개념이 강해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총이익의 10~15% 수준에 불과하다.
40%에 달하는 미국 대형 은행들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은행들은 인상이 아니라 ‘정상화’라고 주장한다.
지난 2011년 금융감독원의 ‘불합리한 수수료관행 개선’ 정책에 의해 수수료가 인위적으로 인하됐기 때문이다.
그 뒤로 최근 인상 전까진 단 한번도 수수료가 인상된 적이 없다. 은행들은 시장흐름에 역행하며 인위적으로 수수료 수준이 묶였던 만큼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고객수수료의 경우 비중은 낮지만 선별적인 혜택 적용으로 은행 서비스가 공짜라는 인식개선에 활용해야 한다는 게 은행들의 생각이다.
▶반발 줄이려면= 전문가들은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최대한 충격을 덜 주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수료 현실화의 단계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외환송금수수료는 기업고객 비중이 90% 이상인데 수수료 수준은 외국계 은행의 25∼50% 수준에 불과하다”며 “서민에게 충격을 주는 가계금융 관련 수수료보다 기업금융 관련 수수료부터 현실화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관계금융 및 네트워크 강화로 트랜젝션뱅킹 등 관련 수수료수입을 제고하고, 자산관리나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해 상품판매 관련 수수료이익을 높이는 것도 바람직한 수수료인상 방안으로 제시됐다.
황혜진 기자/
